삼성E&A(옛 삼성엔지니어링)과 한국전력 발전 자회사 등 한국 주요 기업들이 호주 정부가 추진하는 새로운 수소 프로젝트에 참여한다. 세부 사업규모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조 단위 프로젝트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E&A와 한국전력 발전 자회사, 대형 건설사 등 국내 기업 10여곳은 정부 유관기관과 함께 이달 20일부터 24일까지 호주 정부 주관으로 열리는 '오스트레이드(Austrade) CCUS' 프로그램에 참여한다.
삼성E&A는 중·장기 청정수소와 탄소 포집·저장·활용(CCUS) 분야의 기술을 확보하고 있으며, 관련 글로벌 사업에 적극 참여해왔다. 다른 건설사들은 기본설계(FEED), 건설·유지보수 등(EPCM)을 목적으로, 수소·암모니아 혼소 발전을 추진 중인 한전 발전 자회사들은 암모니아의 잠재적 수요군으로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한다.
특히 삼성의 경우 삼성물산이 지난해부터 호주에서 수소 사업을 벌이고 있는 만큼, 추가 사업 확대가 기대된다. 한국 방문단 등에 따르면 이번 일정은 탄소 포집·저장·활용(CCUS) 등 호주의 수소 사업 소개와 현지 기업들의 사업 현장 방문 등이 주를 이루는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을 요청한 한 관계자는 "이번 행사는 양국 기업간 수소 협업 기회를 모색하는 데 중점을 두는 것으로 안다"며 "수소 밸류체인(가치사슬) 분야에서 가시적 성과가 이어질 것으로 양측 모두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지 기업 중에서는 미국 에너지기업 쉐브론의 호주법인 고르곤, 호주 에너지기업 파일럿 에너지가 참여한다. 고르곤은 현재 호주에서 2~3년간 수탄소 포집·저장(CCS) 등의 수소 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작년 10월 호주 시드니에서 열린 한·호 에너지자원협력위원회에서 국내 기업들과 사업 논의를 갖기도 했다. 파일럿 에너지는 현재 호주 중·남서부 지역에서 유전 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2027년 말부터 연간 수소 생산에 필요한 청정 암모니아 120만톤을 생산할 예정이다. 파일럿 에너지는 '호주 중·서부 청정에너지 프로젝트'(MWPEC)를 추진하면서 한국 기업과의 협업을 모색 중이며, 현재 운영 중인 유전 인프라를 활용하고 있어 가격 경쟁력이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호주는 미개발 서부지역을 중심으로 정부 차원에서 수소산업 확장에 적극 나서고 있다. 코트라에 따르면, 호주 연방 재생에너지청(ARENA)은 호주에서 수출되는 수소가 2040년에는 매년 300만톤 이상이 될 것으로 추정했다. 아울러 지금까지 발표한 수소 프로젝트의 가치가 3000억 호주 달러(약 272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우리 정부 역시 청정수소 발전 비중을 2036년까지 7.1%로 끌어올리고, 2030년까지 수소차 보급 목표를 기존 3만대에서 30만대로 상향 조정하는 등 수소에너지에 주목하고 있다. 호주에서 가격 경쟁력이 높은 청정수소를 대량 확보할 경우 탄소중립 속도가 한층 빨라질 것으로 기대된다.
신민이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세계지역연구센터 전문연구원은 "한국은 호주의 수소부문 국제협력 프로젝트를 관찰하고, 수소 수입량 확보를 위한 사업 추진에 참고할 필요가 있다"며 "호주는 주요 수소 수출 예상국 중 한국과 지리적으로 가장 인접해 운송비 측면에서도 이점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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