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모 씨(35)는 지난 7일 국제발신 문자를 받았다. 한국에 도착하는데 연락이 안 된다는 내용이었다. 문자에 적힌 라인 아이디를 추가해달라는 요청이다.
김 씨가 문자를 받은 것은 세 번째. 최근 일주일 사이 한국에 갈 예정이라며 라인 아이디를 보낸 비슷한 내용의 문자들이었다. 발송된 번호와 추가해달라는 라인 아이디는 모두 달랐다. 기자가 라인에서 아이디를 추가해본 결과, 동남아시아 대만·중국이나 동남아시아에 거주하는 여성으로 추정되는 사람이 등록됐다.
일각에서는 이런 현상을 정보 유출로 봤다. 계속된다면 일본 정부의 입장에 힘이 실리고 네이버는 현지에서 설 자리를 잃을 것으로 우려했다.
일본에 진출해 국민 메신저로 등극한 라인은 지난 2020년 12월 29일 돌연 상장폐지해 Z홀딩스(현 라인야후)의 자회사로 편입됐다. 지금은 라인야후에 흡수 합병돼 사업부서의 한 축을 이루고 있다.
앞서 일본 정부는 네이버에게 라인야후 지분을 매각할 것을 압박했다. 지난해 11월 네이버 개인정보 52만여건 유출사고를 계기로 일본 총무성은 재발 방지 대책을 내놓을 것과 함께 개인정보를 관리하고 있는 네이버 클라우드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라고 지도했다. 이런 연유로 네이버는 라인의 위탁 업무에서 순차적으로 발을 빼게 됐다.
네이버 노조는 지난 21일 열린 '네이버 라인야후 지분매각 사태 관련 노동조합 간담회'에서 "소프트뱅크에 라인야후 지분을 매각할 경우 네이버·라인이 쌓은 글로벌 정보통신기술 유출, 기술독립으로 인한 국내 인력 고용 불안, 국내 IT기업 해외 진출 걸림돌 등의 악영향이 있을 것"이라며 "지분 상당수를 들고 있는 국민연금(지분 7.96% 보유)에 지분 매각과 관련해 스튜어드십코드를 행사해 달라"고 요청했다. 김경렬기자 iam10@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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