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상풍력 구조물 제작 등 목적
수빅 야드 일부 부지·설비 임차
"美 해군 대상 사업… 투자 지속"
HD현대중공업이 해외 투자를 통해 방산분야 MRO(유지·보수·운영) 분야에 힘을 더 쏟는다. 최근 그룹 조선 지주사 HD한국조선해양이 부지와 설비 임차에 나선 필리핀 수빅 야드가 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 함정 MRO 분야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만큼 유지·보수 사업이 그룹의 새 먹거리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29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은 최근 애널리스트들을 대상으로 특수선(방위산업) 부문에 대한 웨비나(웹+세미나)를 개최하고 이같은 내용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회사는 국외에서 임무를 수행 중인 미국 해군(미국 제 7함대 등)을 대상으로 한 MRO 사업 확대를 위해 필리핀 현지 설비에 대해 그룹 차원의 투자를 지속하겠다는 방침을 전달했다.
회사는 미국의 현지 조선 산업의 쇠퇴로 MRO 능력에 한계가 보인다고 분석하면서 국외에서 작전중인 함대들도 가동률 상승을 위해 MRO 수요가 커지고 있다고 내다봤다.
또 최근에는 단순 정비작업 뿐 아니라 성능개량에 대한 수요도 증가하고 있는데, 이를 수행할 수 있는 능력과 설비를 보유한 조선사들은 소수에 불과하다고 부연했다.
최근 HD현대그룹의 조선 지주사 HD한국조선해양은 해상풍력 하부 구조물 제작과 함정 MRO 사업 확대 등을 위해 필리핀 수빅 야드 일부 부지와 설비를 임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힌 바 있다.
수빅 야드는 2006년 한진중공업(현 HJ중공업)이 조성한 이후 선박 건조를 이어오다 2019년 세계 조선 경기 악화 등으로 가동이 중단된 곳이다. HD현대중공업은 2022년 수빅 야드 내 군수지원센터를 설치하고 필리핀 해군에 인도한 함정들에 대한 MRO 사업을 이어오고 있다.
최근 HD현대그룹은 함정 MRO사업에 힘을 쏟고 있다. 2016년에 출범한 그룹 선박 AM(사후관리) 사업 전문회사 HD현대마린솔루션은 최근 수주와 매출 규모를 꾸준히 늘리고 있다. 2021년 1조877억원 규모였던 매출은 지난해 1조4305억원까지 성장했는데, 이같은 성장세에 힘입어 이달 초 유가증권시장에도 상장했다.
최근 국내 방산분야에서 직접적으로 경쟁하던 한화오션과 해외 시장에서도 경쟁을 이어갈 것으로 관측된다. 한화오션 또한 미국 군함 MRO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미국 내 조선소를 보유하고 있는 호주 조선·방산 업체 오스탈 인수를 추진중에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아무래도 방산 분야는 국내 수주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라며 "국제 정세가 불안정해지면서 세계 각국의 안보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상현기자 ishsy@dt.co.kr
HD현대중공업이 필리핀 수빅조선소에 추가 투자를 검토하면서 해외 MRO 사업의 거점으로 삼을 예정이다. 사진은 필리핀 수빅조선소. 한진중공업(현 HJ중공업)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