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 총괄위원회는 31일 서울 영등포구 FKI타워에서 언론 브리핑을 열고 이같은 내용의 실무안을 발표했다. 2년 주기로 수립되는 전기본에는 향후 15년간 전력수급 기본방향과 장기전망, 발전설비 계획, 전력수요 관리 계획 등이 담긴다.
이번 전기본에는 대규모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과 데이터센터 확대 등으로 2031년부터 발전설비 부족이 본격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부족설비(10.6GW)의 절반 수준인 5.1GW를 원전으로 충당한다는 계획이다. 2035~36년까지 SMR 1기를 통해 0.7GW를 확보하고, 2038년까지 1기당 1.4GW인 대형원전(APR1400)을 최대 3기를 건설한다.
원전 부지확보와 건설, 시운전 등 건립 과정에 13년 정도가 소요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11차 전기본이 확정되는 대로 관련 절차가 서둘러 추진될 전망이다. 현재 건설 중인 새울 3·4호기와 신한울 3·4호기 등을 포함하면 국내 원전 숫자는 현재 26기에서 2038년 34기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태양광과 풍력 등 재생에너지 보급에도 박차를 가한다. 산단 태양광 활성화와 ESS 조기보강, 이격거리 규제개선 등 정책 수단을 동원해 태양광·풍력 설비용량을 2022년 23GW에서 2030년 72GW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2038년까지 태양광과 풍력, 수력, 바이오 등을 포함한 재생에너지 전체 용량은 119.5GW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노후 석탄발전소는 LNG 발전소로 전환하거나, 양수·수소발전 등 무탄소전원으로 전환을 장려한다. 특히 2037~2038년에 설계수명 30년이 도래하는 석탄발전소 12기는 양수·수소발전으로 전환한다. 다만 무탄소전원은 아직 기술 개발 단계로 상용화 시점이 불명확해, 석탄발전소를 불가피하게 LNG로 바꿔야 할 가능성도 있다. 이같은 경우에도 수소혼소 전환 조건부 LNG로 제한해 화력발전 총용량이 늘어나지 않도록 관리할 계획이다.
이번 전기본은 향후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율을 원전과 유사한 정도까지 끌어올리는 데 주안점을 뒀다. 2023년 기준 전체 발전량의 30.7%가 원전이고 재생에너지는 8.4%에 그친다. 2030년에는 원전 31.8%, 신재생에너지 21.6%로 격차를 줄이고, 2038년에는 신재생에너지(32.9%) 비율을 원전(35.6%)과 유사한 수준까지 높인다. 이를 통해 무탄소에너지 비중을 2038년 70.2%까지 높일 계획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번 실무안을 바탕으로 전략환경·기후변화영향평가,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 등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정부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어 공정회와 국회 상임위원회 보고, 전력정책심의회를 통해 11차 전기본을 최종 확정한다.
최상현기자 hyu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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