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력원자력을 비롯해 한국남동발전·한국남부발전·한전KPS 등 에너지 공기업들이 지난해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경평)에서 우수(A) 등급을 받았다. 한국전력공사도 B등급으로 두단계 올라갔다.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재무 건전성이 크게 악화됐던 공기업들이 재무개선 성과를 거뒀고 원전 수출 노력 등의 실적이 반영된 결과다. 반면 고용정보원과 방송광고진흥공사(코바코)는 최하 등급인 'E(아주 미흡)'를 받았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와 도로교통공사 등 11개 기관은 'D(미흡)' 등급이었다.
기획재정부는 19일 최상목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 주재로 제7차 공공기관운영위원회를 개최해 이같은 내용의 '2023년도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결과 및 후속조치(안)'을 심의·의결했다고 밝혔다.
기재부가 매년 실시하는 경평은 공공기관에는 한해 실적을 평가받는 '심판대'다. 경평 등급이 D 이하일 경우 임직원의 성과급이 전액 삭감된다. 기재부는 D 등급 이하인 13개 기관에 대해 내년 경상경비를 0.5~1% 삭감 조치할 예정이다. 또 최하인 E 등급을 받거나 2년 연속 D 등급을 받으면 기관장 해임도 건의된다. 기재부는 올해 경평 결과를 토대로 김영중 한국고용정보원장에 대한 해임을 건의할 계획이다.
지난해 D 등급을 받았던 한국전력공사는 올해 B 등급으로 올라갔다. 여전히 200조원에 달하는 부채를 안고 있지만, 최근 3개 분기 연속 영업이익을 내는 등 재무실적이 개선된 데 따른 평가다. 발전 관련 공기업 중에선 한국동서발전과 한국전력기술, 한국중부발전은 B(양호) 등급을 받았다. 한국서부발전은 C 등급이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S(탁월)' 등급을 받은 공공기관은 나오지 않았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와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한국지역난방공사 등 15곳이 A 등급을 받았다. 이어 한국무역보험공사 등 B 등급 30곳, C 등급 29곳 등이었다.
기재부는 또 경평 결과와는 별개로 당기순손실 발생 기업에 대해서는 리더십에게 책임을 묻기로 했다. 지난해 당기순손실이 확대된 대한석탄공사는 기관장과 감사, 상임이사의 성과급을 100% 삭감한다. 지난해 당기순손실이 발생했지만 적자폭이 개선된 한전과 발전 5사 및 한수원에 대해서는 기관장과 감사, 상임이사의 성과급을 50% 삭감하기로 했다.
최 부총리는 "올해 경평은 공공기관 혁신계획 이행실적과 직무급 도입·이행 여부를 점검했고,재무건전화 노력 등 재무성과를 평가했다"며 "이번 경영평가 결과가공공기관이 민생과 미래 대비라는 국정 최전방에서첨병으로 거듭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상현기자 hyun@dt.co.kr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제7차 공공기관 운영위원회'를 개최하고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기재부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