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 자국 투자 외국 車업체에 기존 관세만 부과 결정
BYD, 튀르키예 현지 공장 설립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관세 폭탄을 예고했던 튀르키예가 돌연 입장을 변경했다. 유럽연합(EU)의 고율 관세 장벽으로 인한 대안으로 튀르키예가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22일 중국 경제매체 제일재경 보도에 따르면 튀르키예는 EU 시장에 진입하기 위한 중국의 우회로로 부상했다.
앞서 튀르키예는 EU 집행위원회가 중국산 전기차에 고율 관세를 책정하기 전부터 관세 폭탄을 예고했던 바 있다. 지난해 3월 중국산 전기차에 40% 추가 관세를 더한 50% 관세율을 적용하기로 발표했으며, 지난달 8일에는 자동차 부품을 포함한 중국산 자동차로 이를 확대 적용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달 초 돌연 대통령령인 '수입품에 대한 추가 관세 부과 개정 명령'을 통해 중국 포함 자국에 투자하는 외국 자동차 제조업체엔 기존 10%의 관세만 부과한다고 입장을 바꿨다.
지난달 12일 EU 집행위는 불공정 보조금을 이유로 중국산 전기차 관세율을 최초 4달간 최저 27.4%에서 최고 47.6%로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이를 확정 관세로 전환할지에 대해 27개 회원국은 10월께 의결 투표를 진행할 예정이다. 여기서 EU 전체 인구 65% 이상을 대표하는 15개 이상 회원국이 찬성표를 던지면 관세 폭탄은 오는 11월부터 5년간 유지된다.
이에 중국은 EU 회원국들과의 개별 접촉을 통해 반대표를 모으면서도, 만약에 대비한 우회로 확보를 위해 튀르키예가 대안으로 꼽히고 있는 상황이다.
1996년 발효된 튀르키예·EU 관세동맹에 따라 튀르키예에서 제조된 자동차는 EU에 유리한 조건으로 수출 가능하다. 이로 인해 도요타, 현대자동차, 포드, 르노 등 주요 완성차 업체는 튀르키예에 공장을 두고 있다.
튀르키예가 EU 고율 관세 장벽을 넘을 교두보가 되기 위해 공을 들인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중국 상하이 소재 푸단대 산하 중동연구센터의 저우즈창 연구원은 "튀르키예는 낮은 관세율로 중국기업 투자를 유도해 전기차를 포함한 신에너지 자동차 제조업을 발전시켜 EU 회원국들로 수출하는 걸 염두에 두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 최대 전기차 기업 BYD는 이달 초 튀르키예 대통령령 발표 직후 튀르키예 현지 공장 설립 투자를 계약했다. 제일재경은 2026년 말 설립될 해당 공장이 현지 인력 5000명을 고용해 연간 자동차 15만대를 생산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