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인 개혁신당 최고위원은 2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아직도 우리 정치에서 이런 말이 나올 줄 몰랐다. 이병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게임 우마무스메의 캐릭터에 빗대어 만든 마사회의 홍보 콘텐츠가 성 상품화라는 주장을 꺼냈다"며 "대체 이병진 의원은 교복 입은 소녀와 짧은 치마 스타킹 구두를 보면 무슨 상상을 하시는 건가"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 최고위원은 "(이 의원은) 해당 캐릭터가 교복을 입은 소녀여서 문제이고, 짧은 치마에 스타킹을 신고 구두를 신은 차림이어서 더 문제라 한다"며 "뭐 눈에는 뭐만 보인다는데 오히려 여성과 미성년자에 대한 이 의원의 인식 자체를 심각하게 우려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이 의원은 지난 16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회의에서 한국마사회가 공식 경마방송 유튜브 채널에서 우마무스메를 활용한 영상 콘텐츠를 올렸다가 삭제한 것을 문제 삼았다. 이 의원은 "우마무스메는 말을 여성으로 의인화해 육성하는 게임인데 수컷 경주마들을 우마무스메 풍으로 여성 캐릭터화했다. 심지어 교복을 입은 소녀 캐릭터도 있었다"며 "마사회의 성 상품화와 성인지 의식에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이어 "여성 임원 0명인 마사회 조직 문화의 결과"라며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기관 분위기 쇄신을 위해 노력하라"고 주문했다.
그러나 이 최고위원은 이 의원의 지적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비난의 화살을 쐈다. 이 최고위원은 "해괴한 발상도 모자라서 이 의원은 '마사회의 여성이 적어서 이런 일이 발생했다'고도 말했다. 어디서부터 지적해야 할지도 난망하다"고 직격했다.
이 최고위원은 "이 의원의 절절한 성평등 의식에 근거해서 부합하는 한 가지 제안을 한다"며 "그렇게 조직에 여성이 적어서 문제라면 2대 8 성비의 22대 국회에서 본인의 국회의원 자리부터 여성에게 양보하시는 건 어떤가"라고 비꼬았다. 이 최고위원은 "저는 동의하지 않는 방식이지만 그렇게 하면 마사회 성비가 5대5 되는 것보다 훨씬 더 원하시는 효과가 나지 않겠냐"며 "왜 민주당이 말하는 개혁은 늘 나만 빼고인가. 민주당의 지긋지긋한 분열의 정치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라고 쏘아붙였다.
이 최고위원은 "갈등을 봉합하고 조율해야 할 정치가 이런 유교 탈레반적 인식으로 문화 콘텐츠를 검열하려 들고 남녀 간의 갈등을 부추기니 젊은 사람들이 정치를 혐오하게 되고 지난 수년간 수많은 청년들이 극심한 성별 갈등의 한복판에 서야 했다"며 "더 이상 우리 정치에 이런 분들은 필요 없다. 국민을 분열시키고 정부의 행정을 심각하게 좀먹는 역병 같은 정치"라고 쏟아냈다. 그러면서 "이 의원이 국회의원이 된 지 두 달도 안 됐지만 하루빨리 정치 무대를 떠나기를 촉구한다"며 "윤석열 정부를 심판하고자 투표하신 평택 시민들을 더는 부끄럽게 하지 않길 바란다"고 했다.
한국게임이용자협회도 이 의원의 지적에 우려를 표했다. 협회는 "우마무스메는 12세 이용가로 적법하게 등급분류를 받은 게임물로서 오히려 게임 내 캐릭터를 성적 대상화하는 2차 창작물에 대해 엄격한 제재를 가할 정도로 성 상품화로 논란이 됐던 사실이 없다"며 "앞으로 수십만 서브 컬쳐 게이머들을 생각해서라도 게임 이용자들의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여 주시기를 간곡히 요청한다"고 했다.
우마무스메는 일본 게임사 사이게임즈가 개발한 게임으로 실존하는 경주마를 모티브로 한 캐릭터들을 육성하고 레이스에서 승리하기 위해 경쟁하는 것이 골자다. 2021년 2월 일본에서 먼저 출시됐으며 한국에서는 2022년 6월부터 서비스를 시작했다. 카카오게임즈가 국내에 퍼블리싱 출시해 일일 매출 150억원을 기록할 정도로 좋은 반응을 얻은 바 있다.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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