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충전 중이 아닌 벤츠와 테슬라 전기차에서 발생한 화재로 인한 시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전기차 보급 확대에 따라 지난 5년간 전기차 폭발 사고 등 피해가 비전기차보다 컸던 것으로 드러났다.
18일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화재 및 폭발에 의한 전기차 자기차량손해담보(자차담보) 사고 건수는 53건으로 집계됐다. 전기차 1만대당 0.93대인 셈이다. 비전기차는 같은 기간 6256건으로, 1만대당 사고 건수로는 0.90대 수준이었다.
자차담보는 상대 운전자 없이 자동차를 소유 및 사용·관리하는 동안에 발생한 사고로 인해 자동차에 직접적으로 생긴 손해를 보험가입금액 한도로 보상한다. 화재·폭발 사고 건당 손해금액 역시 전기차가 비전기차의 1.9배에 달했다. 손해액을 보면 전기차는 1314만원, 비전기차는 693만원이었다.
앞서 지난 2018~2022년에는 화재나 폭발에 따른 전기차 자차담보 사고 건수가 29건으로, 전기차 1만대당 0.78대에 그쳤다.
최근 전기차 시장이 급성장하며 화재 사고 등이 잦아진 영향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2021년 말 자동차보험에 가입한 전기차는 18만4000대로 2018년(4만6000대)보다 약 3배 이상 급증했다.
지난해까지 5년간 전기차의 전체 자차담보 사고 건수는 6만2266건으로 전기차 1만대당 1096대 수준이었다. 1만대당 880대인 비전기차보다 사고 건수가 1.25배 많았다. 전체 사고 건당 손해액도 전기차(296만원)의 규모가 비전기차(178만원)의 약 1.66배인 것으로 나타났다.
개발원은 전기차 사고율이 비전기차보다 높은 원인에 대해 평균 주행거리가 길어 사고위험에 더 많이 노출되기 때문으로, 급가속이 가능한 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전기차 보험료는 내연기관차보다 약 7%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최근 인천 서구 청라동 한 대단지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발생한 전기차 화재로 피해를 본 차주들이 보험사에 신청한 자차담보 처리 건은 700대를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삼성화재에 360대(손해액 약 22억원)가 접수된 것으로 추산된다. 삼성화재는 최근 기업설명회(IR)에서 이 같은 피해 현황을 공개하며, 추후 화재 원인에 대한 책임소재 조사 결과에 따라 구상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임성원기자 sone@dt.co.kr
인천 서구 한 공업사에서 8일 오전 경찰과 소방,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벤츠 등 관계자들이 지난 1일 청라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화재가 발생한 전기차에 대한 2차 합동 감식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