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대출 내서 서울 집 구매” vs 남편 “대출 없이 경기도 아파트 넓은 평수 구매”
妻 “힘들더라도…서울 떠나면 다시 돌아오기 어려워” vs 夫 “대출금 너무 커…문화·생활비 더 투자”
妻 “힘들더라도…서울 떠나면 다시 돌아오기 어려워” vs 夫 “대출금 너무 커…문화·생활비 더 투자”
10일 부동산 업계 등에 따르면, 카페 '부동산 스터디'에는 "30대 중반 부부 부동산 가치관 충돌"이라는 제하의 게시물이 전날 게재됐다. 해당 게시물은 하루 만에 높은 조회수를 기록하며 '인기글' 카테고리에 배치되는 등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작성자 A씨는 "현재 전세금 포함 7억 보유 중이고, 맞벌이로 직장은 둘 다 서울이다. 자녀는 2세, 0세 둘이 있고요"라며 "지금까지 직주근접으로 회사 근처(강동구) 쪽 전세를 살았다. 아기가 둘이 되니 더이상 전세를 전전하긴 어렵겠다 싶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A씨는 "배우자랑 본격적으로 (주택) 매매에 대한 고민을 하는데 서로 생각이 너무 다르다"면서 자신의 배우자의 입장을 나열했다. "서울을 떠나면 다시 돌아오기 어렵다", "학군도 그렇고 향후 가치 상승을 생각하면 힘들더라도 대출을 일으켜서 서울에 사는 게 맞다"는 게 A씨 배우자의 주장이다.
이에 반해 A씨는 "우리 자금으로 서울(에 집을) 사려면 대출금도 너무 크고, 서울이라는 점 빼고는 단점이 많은 동네만 잡힌다. 학군지도 아님", "그냥 경기권 (수지, 죽전) 역세권 대형 평형에 들어가서 집이라도 편히 살고 남는 돈으로 자녀 교육, 우리 문화·생활비에 더 투자" 등 자신의 주장을 열거했다.
그러면서 A씨는 "제가 저희 자금이 10억이면 고민을 안 하겠는데 솔직히 집의 절반 가까이를 대출하는 건 힘들 것 같다"며 "맞벌이라고 해도 부부합산 실수령 월 900만원 수준이어서 아주 많은 편도 아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라고 네티즌들에게 의견을 구했다.
일부 회원들은 "서울에 한표", "투자까지 보는 거면 서울이요!", "애들이 어려서 5억 대출 가능해 보이는데요. 이번에 좀 하락할 테니 몇 달 상황 봐서 매수하세요", "○동 삼성래○안 2차 한 번 보세요…20평 대가 9억 정도로 나와 있으니 소액의 대출로 가능하실 거 같습니다. 대한민국 대표할만한 학군지죠", "경험상 집은 부인 말 듣는 게 맞습니다", "내가 이 말 쓰려고했는데ㅋ 벌이도 되시고 와이프분이 잘 아시는 듯. 마포쪽 매수하려는 거 보시면ㅋ" 등의 댓글을 남겼다.
한 회원은 "지금이 아이들에게 가장 돈이 적게 들어가는 시기이니 서울에 등기치고 허리띠 졸라매야 할 듯. 아이들 초등 들어가고 나면 돈도 못 모으고 그때부터는 이도 저도 안됨. 집이라도 편히 살겠다는 생각부터가 틀렸음"이라며 "자금도 모자란데 굳이 대형 평형으로 들어가야 할 이유가 있는지"라고 글쓴이 A씨를 비판했다. 이어 이 회원은 "그냥 문화·생활비 어쩌고 하시는 걸 보니 편하게 살고 싶다는 생각뿐인 듯한데 갭투자라도 해놓고 직장 가까운 빌라에서 월세 살더라도 서울에서 등기 쳐놓아야 함"이라면서 "5년, 10년 뒤에 더 후회하기 싫다면 잘 판단해야 할듯"이라는 뼈 있는 글을 썼다.
반면 다른 이들은 "서울 가기는 이미 늦었어요. 수○구 전세 한 번만 더 살고 갭 줄어들 때까지 기다렸다가 갭 3~4억대로 줄어들면 그때 사시는 거 추천드릴게요", "커뮤니티 계신 분들 말 믿지 말고 가족과 잘 의논해서 선택하세요. 여기 있는 분들은 님 집 살 때 만원도 안 보내주실 분들이고 손해 봐도 나 몰라라 하실 분들입니다", "전세 두어번 더 뛰고 (자녀) 초등학교 입학 전 금액대 맞춰서 서울 입성", "서울 인구 감소 속도도 생각보다 빨라서 망해가는 부산이랑 별 차이 안 남. 좀 괜찮은 동네가 아니면 앞으로 동네의 재개발·재건축도 쉽지 않을 거라 어설프게 서울 잡는 거보다 경기도 신도시 들어가는 게 나을 것 같아요" 등의 반응을 보였다.
직방이 국토교통부 아파트 실거래가를 분석한 결과 8월까지 올해 누적 매매 거래량은 전국 30만1395건, 거래총액은 139조3445억원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매매 거래량은 지난해(29만 8,084건) 연간 거래량을 넘어섰고 매매 거래총액(151조7508억원)의 92% 수준이다.
권역별로 살펴보면 수도권은 8월까지 14만1911건이 거래돼 지난해 연간 거래량(15만6952건)의 90% 수준이다. 매매 거래총액은 2024년 96조8442억원으로 지난해 거래총액(93조3531억원)을 넘어섰다.
서울 매매 거래량과 거래총액은 이미 2023년 연간 거래를 넘어섰다. 올해 서울 거래량은 3만8247건, 거래총액은 44조9045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거래량은 112%, 거래총액은 124% 수준이다.
김은선 직방 빅데이터랩실 랩장은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시행과 시중은행들이 다주택자 생활안정자금대출 한도 축소나 전세대출의 소유권 이전 조건부 취득 불가에 나서면서 갭투자나 무리한 대출이 쉽지 않아져 투자 매수의 구매력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어 김 랩장은 "전셋값 상승과 공급부족 등에 따라 매매전환 수요가 늘어나면 결국 서울 아파트값은 다시 오름세가 커져 질 가능성도 남아 있다"면서 "강남권 등 기존 인기지역은 자금이 막히더라도 현금 부자 위주로 시세 대비 경쟁력 있는 아파트는 수요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권준영기자 kjykj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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