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국이 과학기술과 디지털 분야 동맹을 한층 강화한다. AI, 반도체, 양자과학기술, 6G 등 전략기술 분야에서 공동연구를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유상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23일(현지시간) 미국을 방문해 백악관 과학기술정책실(OSTP), 국립과학재단(NSF), 연방통신위원회(FCC) 수장과 면담을 갖고 양국 간 협력 강화에 머리를 맞댔다.
유 장관은 아라티 프라바카 미국 백악관 과학기술정책실장과 만나 글로벌 AI 규범과 거버넌스 정립에 긴밀히 협력키로 했다. 아울러 바이오·소재 등의 연구에서 AI 활용 가능성과 초고성능컴퓨팅 관련 인프라 구축 필요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양측은 개방형 연구생태계 조성과 자국 연구자산 보호에 공조하는 한편 증거 기반 정책 수립에 있어 사회·행동과학을 활용하는 중요성에 대해 공감했다. 마지막으로 양국 공동연구·인력교류 확대와 유사입장국이 참여하는 다자협력 채널에서 더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
이어 유 장관은 세투라만 판차나탄 NSF 총재를 만나 한미 반도체 공동연구사업 확대를 위해 '한미 반도체 포럼' 개최에 대해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유 장관은 양자과학기술 분야에서 각국의 연구자에게 국제협력비를 추가 지원하는 방식의 공동연구사업 추진과, AI 분야 협력 가능 분야를 탐색하는 공동 워크숍 개최을 제안했다. 양측은 바이오 우수 연구성과를 도출하기 위해 글로벌 센터 프로그램을 통해 협력하고 전략기술 분야에서도 힘을 모으기로 했다. 글로벌 센터 프로그램은 NSF 주도로 전 세계에 연구·교육 센터를 설립해 국제협력과 학술교류를 촉진하기 위한 것으로, 올해는 바이오경제를 주제로 미국, 한국, 영국, 캐나다, 일본, 핀란드 등 6개국이 참여한다.
유 장관은 제시카 로젠워셀 FCC 위원장과의 면담에서는 양국의 주파수 확보 공급 계획을 공유하고 6세대 이동통신(6G) 주파수 연구에 대해 '한미 전파 국장급 회의'를 통해 협력하기로 했다. 이어 AI 생성 로보콜(자동녹음전화) 피해 방지를 위해 FCC와 우리 정부가 추진 중인 정책을 소개했다. 양국은 또 차세대 네트워크 기술인 오픈랜 중요성을 인식하고 글로벌 확산을 위해 공조하기로 했다. 유 장관은 24일에는 미국 뉴욕에서 한미 글로벌 AI R&D 교두보 역할을 할 '글로벌 AI 프론티어랩' 개소식에 참석해 한미 연구진과 AI 공동연구 협력 방안을 논의한다.
유 장관은 "글로벌 R&D 추진을 통한 전략기술의 경쟁력 확보에 있어 미국은 최우선 협력 국가"라며 "한미 협력 사업들이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앞으로 미국 정부 기관들과 더욱 긴밀히 소통해 과학기술·디지털 동맹을 더욱 굳건히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유상임(왼쪽) 과기정통부 장관이 지난 23일(현지시간) 미국을 방문해 아라티 프라바카 미국 백악관 과학기술정책실장과 면담을 갖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과기정통부 제공
유상임(왼쪽 다섯번째) 과기정통부 장관이 23일(현지시간) 미국을 방문해 세투라만 판차나탄(왼쪽 여섯번째) 미국 국립과학재단(NSF)총재를 만나 양자, AI 등 전략기술 분야 공동연구 사업 확대를 논의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과기정통부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