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수진 의원, 한수원 물리적방호 훈련결과 분석
드론탐지장치 설치해도 속수무책..고리본부 0% 탐지
드론탐지장치 설치해도 속수무책..고리본부 0% 탐지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최수진 국민의힘 의원이 한국수력원자력의 '2023년 물리적방호 전체 훈련 결과 보고'를 입수·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한수원 산하 원전 본부 5곳 중 3곳이 지난해 드론 침투 대응 훈련에서 드론 탐지 장치(RF스캐너)가 드론을 탐지하는 데 실패한 것으로 드러났다다고 9일 밝혔다.
한수원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고도화된 불법 드론 공격을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지난해 대드론 대응체계를 처음 도입했다. 실제로 최근 5년 간 원전 내 불법 드론 탐지 건수는 총 518건에 달하는 등 드론에 의한 테러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원자력안전위원회와 한국원자력통제기술원(KINAC)은 지난해 한수원 각 본부에 드론 탐지·퇴치 시스템을 구축하도록 하고, 원전 테러 대응 훈련에 드론 대응도 추가하는 등 드론 방호 체계를 마련했다.
하지만 한수원이 지난해 시행한 드론 침투 대응 훈련에서 드론 탐지 장치가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 본부별 훈련 현황을 보면, 한울 본부는 탐지 장치 자체를 운영하지 않고 있었고, 고리 본부는 RF스캐너 탐지 장치를 확보하고 있었지만 드론 4대를 모두 탐지하는 데 실패했다. 한울·새울 본부는 4대 중 1대를 각각 탐지하지 못했다. 유일에게 한빛 원전만이 4대 모두를 탐지했다. 드론 탐지에 사용된 RF스캐너는 드론에서 나오는 전파 신호를 수신하고 분석해 드론을 탐지하는 장치다.
RF스캐너에 탐지되지 못한 드론은 모두 육안으로 탐지됐다고 보고됐는데, 크기가 작고 빠른 소형 드론은 특성상 경로를 미리 알지 못하면 실제 육안 탐지가 불가능한다.
드론 탐지에 실패한 원인으로 최 의원은 드론 식별을 위한 데이터 등록 미흡, 드론과 탐지 장치 간 주파수 방해, 비훈련용 드론 사용 등을 지적했다. 특히 탐지 장치가 공중에 떠다니는 드론을 탐색해 재밍(수신신호 방해)에 성공하기 위해선 드론별 DB 구축이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이와 달리 원전과 같은 가급 국가보안시설인 인천국제공항공사는 공항 내 드론 침입 차단을 위해 RF스캐너 외에 레이더, 에어로스코프 드론 탐지 장치, 영상추적장치 드론 식별 장비 등을 갖춰 4중 보안 대응 체계를 운영하고 있다고 최 의원은 지적했다.
드론 탐지 훈련도 허술하게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훈련 참가자는 제대로 된 총기 장비 없이 훈련에 임했고, 제대로 된 장비 교육 없이 훈련생을 곧바로 훈련에 투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여기에 실적 감각을 키우지 못하는 훈련 진행도 지적사항으로 제기됐다.
최수진 의원은 "최근 불법 드론을 비롯해 북한의 오물풍선 등 공중 물체 출현이 갈수록 잦아지면서 방공망 구멍에 대한 사회적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범정부 차원으로 원전과 같은 국가중요시설에 대한 방어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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