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차례나 매각에 나섰다가 실패한 서울 여의도의 '알짜' 주택 부지가 다시 시장에 나왔다. 토지를 보유한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최근 세번째 매각에 나서면서 전과 달리 '분할 납부' 조건을 내걸어 결과에 관심이 쏠린다.
21일 LH에 따르면, 영등포구 여의도동 61-2 일원의 비축토지를 실수요자 대상 경쟁입찰 방식으로 재공급한다고 최근 밝혔다. 오는 30일 1순위 입찰 신청과 개찰이 진행되며 유찰 시 이튿날인 31일 바로 2순위 입찰 신청을 받는다. 계약 체결일은 11월 26일이다.
공급대상 토지는 가톨릭대 여의도 성모병원 인근에 위치하고 있으며, 면적은 8264㎡이다. 앞서 작년 10월과 올해 5월에도 입찰을 개시했지만, 신청자가 없어 유찰됐던 부지다.
공급 예정 가격은 최초 공급예정가와 동일한 4024억5680만원이다. 다만 LH는 5년 유이자 분할납부 방식(2년 거치)으로 매각해 매수자의 부담을 낮출 계획이다. 1순위에서 낙찰자가 없으면 5년 무이자 분할납부 방식으로 2순위 매각으로 이어간다. 2순위 입찰이 진행될 경우 낙찰자가 매매대금을 계약 체결 때 일시에 선납하면 선납할인을 통해 약 498억원의 할인 효과도 얻을 수 있다.
해당 부지는 올림픽대로, 여의대방로, 원효대교 등에서 진입이 편리하고 지하철 9호선 샛강역, 5호선 여의나루역까지 도보 이동할 수 있다. 동시에 여의도 환승주차장과 연계한 시내버스 광역교통망도 이용할 수 있다. 2018년 분양한 옛 여의도 MBC 부지에 들어선 '브라이튼 여의도' 이후 여의도에서 처음 공급되는 대규모 주택용지인 점도 관심을 받았다.
부지는 현재 2종 일반 주거지역에 해당하지만, 서울시가 지난해 5월 발표한 '여의도 금융중심 지구단위계획(안)'이 올해 9월 서울시 도시건축공동심의회에서 가결된 후 최종 확정되면서 준주거지역으로의 상향도 가능해졌다.
부동산 개발업계에서는 입지는 좋지만 아직 토지 활용계획도 불투명한 것을 감안하면 여전히 가격이 비싸다는 평가다. 한 업계 관계자는 "브라이튼보다 한강과 샛강 영구 조망이 가능해 주택 개발 시 조망은 더 좋을 것"이라면서도 "납부 조건만 변경되고 가격은 여전히 높아 유찰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LH 관계자는 "지난 번과는 달리 대금 납부조건이 대폭 완화되면서 벌써부터 개발업계의 문의가 꽤 오는 편이다"이라고 전했다. 가격 조정에 대해서는 "규정상 가격산정 시점으로부터 1년이 지나면 재산정을 하게 돼있고, 여의도 부지의 가격산정시점이 작년 12월 중순경이어서 아직 재산정 시기는 아니다"라면서 "만약 이번에도 유찰이 될 경우 향후 가격평가를 다시 하겠지만 통상 토지 가격은 점진 우상향하는터라 가격이 크게 낮아지거나 할 가능성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이윤희기자 stels@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