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에 이어 인천광역시가 편의점 출점 거리 제한 규제를 확대하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2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인천시는 최근 편의점 근접출점으로 인한 폐해 파악에 초점이 맞춰진 실태조사에 착수했다. 조사는 소상공인종합지원센터 공정거래지원팀이 수행한다. 불공정거래 피해, 상가임대차 관련 상담업무 지원을 담당하는 조직이다.
인천시는 이번 조사를 통해 개선점을 찾고 정책의 기초 자료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인천 관내 편의점 사업자 대상으로 편의점과 관련한 현황을 파악하고자 편의점 실태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현재 편의점 과다출점 경쟁으로 인한 분쟁이 급증하고 있다는 게 인천시의 설명이다.
편의점 본사들이 매출 증대를 위해 경쟁적으로 과다출점을 하면서 분쟁이 늘고 있다.인근에 들어서는 경쟁점포들로 인해 매출이 줄어든 개별 점주들이 폐업을 선택하고 있고, 이 과정에서 본사와 점주 간 위약금 책정을 둘러싼 갈등이 빚어진 결과로 시는 보고 있다.
인천시 관계자는 "분쟁조정 진행 건 중 편의점 폐업 관련된 것이 작년부터 계속 늘고 있다"며 "내년도에 발표될 것으로 예상되는 2024년도 상황을 보면, 현재까지 한국공정거래조정원과 각 지자체로 들어 온 전국 분쟁조정 중 절반 정도가 편의점 폐업 관련 건"이라고 말했다.
이어 "편의점 관련 분쟁조정은 대부분이 위약금 과다책정 여부를 둘러싼 것"이라며 "점주들이 매출 하락으로 폐업을 하는데, 그 원인이 과다출점에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현재 국내 편의점 시장은 '출점할 자리가 없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포화상태가 된 지 오래다. 그럼에도 편의점 간 점포수 늘리기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CU는 2021년 1만5855점에서 2022년 1만6787점, 2023년 1만7762점으로 점포가 늘었다. 같은 기간 GS25는 1만5499점에서 1만6448점, 1만7390점으로 증가했다. 세븐일레븐은 2021년 1만1173개에서 2022년 1만4265개, 2023년 1만3130개로 늘었다. 같은 기간 이마트24는 5857점에서 6365점, 6598점으로 증가했다.
편의점 업계에서는 이번 조사가 담배소매인지정(담배권) 기준 강화로도 이어질지에 주목하고 있다. 담배권은 소비자에게 담배를 팔 수 있는 권한으로, 이를 취득해야만 담배를 팔 수 있다.
매출의 40% 가량이 담배에서 나오는 편의점에게는 담배권이 곧 '생존권'인 셈이다. 이러한 담배권 거리 제한은 근접출점을 막는 핵심 수단이 돼 오고 있다. 대다수 점주들은 담배를 팔 수 없는 편의점 출점을 원치 않기 때문이다.
현재 지자체별로 담배권 거리 적용기준이 다른 가운데 인천은 서구, 중구, 미추홀구가 50m이상에서 100m 이상으로 규칙을 개정해 시행 중이다.
앞서 서울시는 2019~2020년 25개 자치구 담배권 거리 제한을 100m 이상으로 바꾼 바 있다. 당시 기존 담배권을 확보한 상태였던 점주들에 대해서는 5년 동안의 유예기간을 부여했었는데, 올초 해당 유예기간이 만료된 상태다.
인천시 역시 담배권 거리제한 확대를 통해 편의점 과다출점 문제가 해소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인천시 관계자는 "편의점은 담배 매출이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만큼, 담배권이 없으면 신규 출점을 안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이번 조사도 이격 거리가 넓어지면 이런 문제 없어질수 있지않을까 하는 관점에서 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조사 결과를 가지고서 편의점 본사들에 권고는 할수 있겠으나, 지자체 조례등 정책으로 밀어붙이는 것은 변화하는 경제상황을 살펴봐야 해 신중할 필요가 있다"면서 "전체 편의점 사업을 들여다봐야 하는 사안인 만큼, 지자체 단독으로 (정책을)추진하기보다는 같이 회의해서 전국적으로 방향을 정해서 진행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는 공정위가 매년 조사하는 '유통분야 서면실태조사'와는 별도로 진행하는 것이다. 공정위는 편의점, 대형마트, 백화점, 면세점 등 9개 업태, 42개 유통브랜드와 거래하는 7600개 납품·입점업체를 대상으로 한 '2024 유통분야 서면실태조사'를 진행 중이며, 내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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