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3분기 누적순익 4.4조 '역대최대'
신한금융, 1000억대 금융사고에도 '역대급'
신한금융, 1000억대 금융사고에도 '역대급'
국내 주요 금융그룹들의 3분기 당기순이익이 또 역대최대를 달성했다. 많게는 4조원을 넘어섰다.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을 중심으로 가계대출이 급증하면서 이자수익이 늘었기 때문이다. 급격한 주담대 증가세로 금융당국의 압박을 받은 금융지주사들이 일제히 대출 가산금리를 올린 것이, 수익 성장세로 이어졌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리딩금융을 다투는 KB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의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은 작년 동기 대비 성장했다. 양사 모두 설립 이래 최대 실적이다.
KB금융지주의 1~3분기 당기순이익(지배기업 지분 순이익 기준)은 4조3953억원으로 금융그룹 중 가장 많았다. 3분기 순이익(1조6140억원) 역시 작년 동 분기(1조3689억원) 대비 17.9% 늘면서 역대치를 기록했다.
신한금융지주는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3조9856억원)을 거뒀다. 지난해 같은 기간(3조8183억원)보다 4.4% 불었다. 사옥매각 이익을 합산한 지난 2022년 3분기 누적 순익(4조3154억원)을 제외하고는 역대 최대다. 3분기에 발생한 1357억원 증권 파생상품 거래 손실을 감안하면 순이익 성장이 도드라진 셈이다.
우리금융의 3분기 누적 순이익(2조6591억원)도 역대급이다. 역대 최대인 2022년 3분기 누적 순익(2조6620억원)의 턱밑을 달성했다. 우리금융은 올해 연간 3조원 순익 달성을 기대하고 있다.
하나금융 역시 오는 29일 3분기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다. 하나은행 역시 주담대를 포함한 가계대출이 급격히 늘어난 만큼 역대급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지주의 이같은 역대급 실적은 올해 계속된 가계대출 광풍으로 인한 것이다. 상반기 KB국민·우리·하나·신한 등 4대 시중은행의 주담대 잔액은 449조3000억원으로 1년 전에 비해 32조9000억원 늘었다.
이같은 추세는 하반기에 도드라졌다.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DSR) 2단계 정책이 9월로 미뤄지면서 금융지주의 주력계열사인 5대 은행(농협 포함)의 주담대가 7월(7조1660억원)과 8월(9조6259억원)에 폭증했다. 규제 시행에 앞서 막판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투자)족의 투자 심리를 자극한 것이다.
동시에 은행들은 7~8월 주담대 가산금리를 최대 22차례 인상했다. 은행채 5년물 금리 등 주요 지표금리가 떨어지는 가운데 비정상적으로 은행 대출 금리만 거꾸로 올랐다.
대출수요를 줄이려는 조치였지만, 은행 순익만 개선됐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규제가 되레 가계대출을 부추겼다는 정부 실책에 대한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다. 마진룸은 줄였지만 가계대출을 줄일 정도의 강력한 대책은 아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신한금융과 신한은행의 3분기 순이자마진(NIM)은 각 1.90%, 1.56%로 작년 3분기(1.99%·1.63%)와 비교해 각각 0.09%포인트(p), 0.07%p 낮아졌다. KB금융과 KB국민은행의 3분기 NIM 역시 1.95%, 1.71%로 같은 기간 각각 0.14%p, 0.13%p 내렸다. 우리은행의 NIM도 각각 0.14%p, 0.46%p 하락했다.
김경렬기자 iam10@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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