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은 29일 교육부가 수업을 거부 중인 의대생의 휴학을 각 대학이 자율적으로 승인할 수 있도록 한 데 대해 "기존 동맹 휴학이 정당한 사유가 될 수 없다는 입장엔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가 동맹 휴학을 전면 허용하는 메시지로 읽힐 수 있다는 해석에 분명히 선을 그은 셈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대통령실 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개인적으로 사유를 대지만 일시에 모든 학생들이 집단적으로 내놓고 허락을 해달라고 있는 상황을 전면적으로 허용하겠다는 메시지가 결코 아니"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어 "지난번 서울대 의대처럼 휴학 사유에 대한 판단·확인없이 780명이 넘는 학생들을 일괄해서 처리한 건 지금 가이드라인으로 봐도 정상적인 개인 사유에 의한 휴학 처리로 보기 어렵다"며 "그것과 구분해서 이해를 해 주면 좋을 것 같다"고 부연했다.
이번 교육부 방침은 지난 6일 발표한 '의대 학사 정상화 비상대책'보다 상당히 완화된 것이다. 당시 대책은 학생과의 개별적인 상담과 근거자료 등 여러 사유를 점검한 뒤 휴학을 승인하도록 했다. '2025학년도 1학기 복귀'를 명시하는 다짐과 서약도 필수요건이었다.
대통령실에서 현실적인 문제로 한 발 물러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방침도 대학들의 건의에 따라 조정됐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상담을 해야 하는 학생들도 연락이 안 되고 근거자료에 대한 기준도 판단하기에 어려움이 있었다"며 "이런 엄격한 조건들을 여건에 맞게 판단할 수 있도로 해달라는 건의가 있어서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이어 "각 대학의 학칙을 보면 최대 두 학기를 휴학할 수 있다"며 "이번에 개인적인 사유로 휴학 처리가 되도 24학년도 1·2학기를 허락하기 때문에 25학년도 1학기에는 복귀하게 돼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각 대학에서 이런 의견을 피력해서 교육부에서 공감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자율 휴학 승인'으로 윤석열 정부의 의료대란 책임이 끝났다 착각하지 말라"고 논평했다.
한민수 대변인은 "애초에 이 모든 혼란이 윤석열 정부의 고집불통으로 초래된 일이라는 점에서 만시지탄"이라며 "정부의 결정을 계기로 대학들이 휴학 문제에 대한 해법을 찾고 의대교육이 정상화될 수 있는 기회와 조건을 마련할 수 있도록 힘과 지혜를 모아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다만 "여전히 의대 정원이라는 큰산이 남아 있다"며 "윤석열 정부는 '2025년도 의대 정원은 논의 불가'라는 아집을 그만 버리라"며 "당면한 문제의 해결을 위한 대화의 시간을 열어야 한다"고 촉구했다.김세희기자 saehee012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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