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부동산 시장을 중심으로 '팍세권[공원(PARK)+세권]' 단지가 주택 수요자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입주민들의 건강 증진뿐 아니라 도시 열섬 현상을 완화하고 탁 트인 녹지 조망까지 제공하기 때문이다.
29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올해(10월17일 기준) 진행된 청약에서 1순위 청약 경쟁률 상위 10곳(조합원 취소분 제외) 중 9곳이 공원까지 도보로 이동이 가능했다. 이곳들은 대부분 단지에서 10분 내외로 접근이 가능해 입주민들이 쾌적한 주거환경을 누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도시일수록 주거환경에서 '공원'의 여부가 더 중요해지고 있다. 수도권 지역의 10월 신고가 현황을 보면 공원과 가까운 단지가 아파트값을 주도하는 모습을 보였다.
경기 고양시 덕은동 일원의 'DMC 한강자이 더 헤리티지' 전용면적 99㎡ 역시 15억6000만원에 거래되며 분양가(7억6400만원) 대비 104%나 뛰었다. 도보 거리에 덕은으뜸공원이 있고, 근처 한강변을 통해 자전거를 타는 등 운동하기 수월한 입지조건을 갖추고 있다.
인천 계양구 효성동 일원에 위치한 'e편한세상 계양 더프리미어' 전용면적 59㎡는 5억3000만원에 거래되며 분양가(3억2400만원) 대비 64% 상승했다. 해당 단지는 대규모 어린이공원 2개와 효성공원과 지근거리에 있다.
한 분양업계 관계자는 "팍세권 아파트의 인기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팍세권 아파트는 실거주는 물론 향후 시세 차익 등을 누리려는 수요자들 관심까지 더해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망했다.
데이터 기반 리서치 기업 '메타서베이'가 최근 발표한 조사에서도 '팍세권'이 강세를 보였다.
메타서베이에 따르면, 주거용 아파트 선호 조건 조사에서 가장 크게 고려하는 사항은 인근 환경인 것으로 파악됐다. 10~60대 남녀 총 200명을 대상으로 '주거할 아파트를 선택할 때 가장 중점에 두는 부분은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에 '주변 인프라'가 26.1%로 1위를 기록했다. 뒤이어 △가격(21.8%) △브랜드(20.7%) △집 내부 또는 단지 시설(18.1%) △지역(13.3%) 순이었다.
'동일한 가격의 아파트라면 어느 곳을 매매하시겠습니까?'라는 질문에는 '공원 등 녹지공간이 갖춰진 아파트'가 35.1%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진 조사에서도 학군보다 인프라와 관련된 항목을 선택한 비율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한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과거 부동산 상승기 때는 시세차익을 목적으로 한 투자 형식의 청약이 성행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실수요 위주의 청약이 많은 편이어서 교통, 문화, 자연 등의 입지적 장점을 모두 갖춘 단지만이 살아남고 있다"면서 "'내 집 마련' 수요자들은 분양하는 신규 단지 중 우수한 입지를 갖춘 곳, 특히 원도심 내 새 아파트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상황이 이렇다 보니 '팍세권'을 누릴 수 있는 단지들의 공급 계획에도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우건설은 내달 인천 서구 검단신도시 AA28블록에 짓는 '검단신도시 푸르지오 더 파크'를 분양한다. 지하 5층~지상 20층, 13개 동, 전용면적 84~99㎡, 총 919가구로 건립된다. 도보로 검단지구택지19호근린공원과 2호역사공원, 능내근린공원 등을 이용할 수 있다. 단지 앞에 중앙호수공원과 근린공원이 들어설 계획도 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내달 충남 천안시 서북구 성성5지구 일원에 짓는 '천안 아이파크 시티'를 분양할 예정이다. 지하 2층~지상 33층, 11개 동, 전용면적 84~150㎡, 총 1126가구가 공급된다. 단지는 천안 성성호수공원을 품은 입지로 쾌적한 주거환경을 갖췄다는 평가다.
DL이앤씨는 충남 홍성군 홍북읍 내포신도시 RH16블록에 'e편한세상 내포 퍼스트드림'을 내달 공급한다. 지하 1층~지상 25층, 10개 동, 전용면적 84㎡ 단일면적, 총 949가구로 건립된다. 자경천, 자경2저류지가 단지 바로 옆으로 흐르는 자연친화적 입지로, 인근에 하산공원, 홍예공원 등 수변공원과 녹지공간이 풍부해 주거 환경이 쾌적하다.
동문건설은 내달 경기도 파주시 문산읍 문산리 일원에 짓는 '파주 문산역 3차 동문 디 이스트 센트럴'을 분양한다. 지하 2층~지상 최고 28층, 7개 동, 총 951가구 중 일반분양 물량은 전용면적 59~84㎡ 748가구로 지어진다. 문산천, 당동공원, 북부공원, 통일공원 등 쾌적한 자연환경을 가까이 누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