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오는 4일 2025년도 예산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하지 않기로 한 것과 관련해 더불어민주당이 "대통령 자리가 장난이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강유정 원내대변인은 3일 서면브리핑을 통해 "취임식 날 대통령의 임무를 다 하겠다고 선언했던 윤 대통령은 하고 싶은 일만 골라 하려는 거냐"며 "1987년 민주화 이후 최초로 국회 개원식 불참 기록을 남기더니 이번에는 대통령 시정연설 패스"라고 지적했다.
4일 국회 시정연설은 한덕수 국무총리가 대독으로 가닥이 잡힌 상태다. 박근혜 정부 이후 현직 대통령의 시정연설 불참은 이번이 처음이다.
강 원내대변인은 "시정연설은 한 해 국가를 꾸려갈 살림에 대한 신중한 설명의 자리로 행정부 수반으로 국회의 협조를 구하며 국민의 대표인 국회에 깊은 양해와 도움을 구하는 자리"라고 강조했다.
이어 "677조원에 달하는 예산을 쓸 권리를 휘두르는 게 아니라 국민의 소중한 혈세 677조원을 어찌 쓸지 주인이자 수혜자인 국민에게 정중히 허락을 구하는 자리라는 의미"라며 "어디에, 얼마나, 어떻게 쓸지 국민에게 예의를 갖춰 허락을 구해야 마땅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올해는 명태균씨 녹취가 불러온 파장과 우크라이나 지원 문제, 의료 대란 등의 현안에 대해 대통령의 입장을 밝혀야 할 부분도 많다"며 "시정연설은 이 복잡하고 시끄러운 현안에 대해 책임 있는 답을 하고, 대통령으로서의 최소 의무를 다 하는 일"이라고 윤 대통령이 4일 반드시 국회에 직접 나와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강 원내대변인은 "아내 김건희 여사가 하라는 것 말고는 하고 싶은 일만 하려는 대통령은 자격이 없다"며 "아내를 보호하고, 아내를 위하는 김 여사 남편 노릇은 집에서나 하시고 국민을 위해 자기 자리에서 해야 할 일을 하라"고 말했다.전혜인기자 hye@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