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경찰에 따르면 강원경찰청은 13일 오전 홈페이지에 A씨의 이름, 나이, 사진 등 신상정보를 공개할 방침이다.
앞서 A씨는 신상공개 결정에 반발해 '신상정보 공개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했다. 하지만, 법원은 "(신청인에게)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 발생 우려가 없고,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 발생 예방을 위한 긴급한 필요가 없다"고 기각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연인관계이던 피해자와 말다툼 끝에 더는 관계를 지속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범행에 이른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피의자의 우발 범죄 주장과 달리 휴대전화에선 살해 전 '위조 차량번호판'을 검색한 기록이 발견됐고, 실제로 피의자는 위조 번호판을 이용해 유기 장소를 오간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그 외에도 숱한 은폐 정황에다 프로파일러(범죄분석관)의 범죄행동 분석 결과 계획범죄의 성향이 일부 보인다는 의견을 토대로 A씨가 살인의 고의를 가지고 계획적으로 범행했다는 결론을 내렸다.
강원경찰청 형사기동대는 12일 살인, 사체손괴, 사체유기 혐의로 A씨를 검찰에 넘겼다.
A씨는 지난달 25일 오후 3시쯤 부대 주차장 내 자신의 차량에서 B(33)씨와 말다툼을 벌이다 목을 졸라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한 뒤 이튿날 오후 9시 40분쯤 화천 북한강에 유기한 혐의를 받는다.
조사 결과 범행 당일 아침 출근길에 연인관계이던 B씨와 카풀을 하며 이동하던 중 말다툼을 벌였다. 결혼해서 가정이 있는 A씨와 달리 B씨는 미혼이었다. 10월 28일부로 서울 송파구에 있는 산하 부대로 전근 발령을 받은 A씨는 이날이 전근 전 마지막 근무일이었고, 임기제 군무원이었던 B씨는 10월 말 계약 만료를 앞둔 상황이었다.
직장동료에서 올해 초 연인 관계로 발전한 이들은 수개월 전부터 말다툼을 이어오며 갈등을 빚었다. 당일 아침에도 같은 문제로 B씨와 말다툼을 벌인 A씨는 부대에 도착한 뒤인 오전 7시 35분께 휴대전화로 '차량 번호판 위조'와 관련된 내용을 검색했다. 경찰이 살인의 고의가 있었다고 본, 즉 계획적 범행이라고 본 지점 중 하나다. 이미 구체적인 범행 방법을 염두에 두고 차량 번호판 위조 내용을 검색한 것으로 짐작되는 대목이다.
결국 B씨를 살해한 A씨는 사무실에서 가지고 나온 공구들을 이용해 당일 오후 9시쯤 부대 인근 공사장에서 사체를 훼손하고 10여년 전 근무했던 화천지역 북한강변에 사체를 유기했다.
A씨는 범행 후 피해자 휴대전화를 소지한 채 피해자 가족과 지인, 직장 등에 문자를 보내 피해자가 살해당한 사실을 은폐하려 했다. 시신을 유기하러 이동할 때는 차량번호판을 위조, 경찰 추적을 피하려 했다.
검거 당일인 이달 3일 시신 발견과 관련된 언론보도를 접한 A씨는 검거를 예감한 듯 체포에 순순히 응했다. 검거 직전에는 B씨의 휴대전화를 파손해 서울 강남구 일원역 지하도 입구 배수구에 내다 버렸다.
경찰이 A씨의 휴대전화를 압수한 데 이어 파손된 B씨의 휴대전화도 확보해 디지털 포렌식을 진행한 결과, A씨가 일부러 문자 메시지 등을 삭제한 사실이 드러났다.
A씨는 검거 이후부터 줄곧 범행 사실을 모두 시인하면서도 우발 범행을 주장했다.
그러나 경찰이 포렌식을 통해 A씨가 범행 당일 아침 위조 차량번호판을 검색한 기록을 들이밀자 '검색 시점부터 피해자를 살해할 마음이 있었다'는 취지로 시인했다.
경찰이 프로파일러(범죄분석관)를 조사에 참여시켜 범죄 행동을 분석한 결과 사체 손괴와 은닉이 지능적으로 이뤄지고, 살해의 고의도 있는 등 계획범죄의 성향이 일부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양수기자 yspar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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