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와 증권금융, 예탁결제원 등 증권 유관기관이 민간 기업과 매칭해 설정한 2000억원 규모의 '밸류업 펀드'가 투자에 나선다. 다만 시장에서는 펀드의 효과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거래소는 21일부터 한국증권금융, 한국예탁결제원, 한국금융투자협회, 코스콤 등 증권 유관기관과 함께 조성한 2000억원 규모의 '기업 밸류업 펀드' 투자를 개시한다고 20일 밝혔다.
증권 유관기관 5사는 지난 4일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지원을 위해 펀드를 조성했다. 유관기관이 1000억원을 출자하고, 민간 매칭자금으로 1000억원을 추가 확보했다.
이 펀드는 민간연기금투자풀을 활용한 재간접펀드로 이날 하위펀드 설정을 완료했다. 주요 투자대상은 밸류업 지수 상장지수펀드(ETF)와 지수 구성종목, 지수 미편입 밸류업 공시 종목 등이다.
시장에서는 투자 대상을 고려하면, 펀드가 시장에 미칠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출시된 밸류업 ETF만 12종에 달하는 상황에서 지수를 구성하고 있는 100개 종목, 밸류업 공시를 시행한 미편입 종목까지 더하면 각 종목에 유입되는 자금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재 시장 상황 등을 고려하면 펀드의 수익성은 좋을 수 있지만, 거래소 등이 기대하는 시장 활성화 효과는 나타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참여 기관의 수나 규모를 고려하면 액수가 적어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어 "유관기관 등이 3000억원을 추가 조성하기로 했지만, 전체 시장 규모를 생각하면 이 역시 크지 않은 금액"이라며 "다만 출시 이후 아직까지 자금 유입이 저조한 밸류업 ETF를 알리는 마중물 역할은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밸류업 지수가 출시 이후 약세를 보이고 있는 것도 시장의 기대를 낮추는 요인이다. 지난 9월 30일 공개된 '코리아 밸류업 지수'는 이날까지 5% 이상 하락했다. 이에 대해 거래소 관계자는 "밸류업 관련 투자문화 확산과 증시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유관기관 모두 밸류업 프로그램이 탄력을 얻을 수 있도록 향후에도 다양한 방안을 마련해 지속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