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1일 "다수 의석을 가지고서도 국가적 위기과제에 대해 적절한 대안을 고민하거나 내놓지 않고 있는 야당에 대해서 실망을 감추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전 총리는 이날 광화문의 한 음식점에서 열린 '초일회' 특강에서 "지난 2년여간 정치권에서 한 발 떨어져서 민심을 들을 기회가 많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초일회는 4·10 총선 과정에서 이른바 '비명횡사'공천으로 낙선한 전 의원들로 구성된 모임이다. 김동연 경기지사, 김경수 전 경남지사와 함께 '비명계 신(新) 3김' 불리는 김 전 총리가 이 모임에서 쓴소리를 내놓아 관심이 모아진다. 정치권에서는 '이재명 일극체제'인 현 민주당을 비판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김 전 총리는 "국민들은 점차 무책임, 무능력을 보이는 정권에 대해 실망할 뿐 아니라 미래에 대한 아무런 준비도 하지 못하고, 정쟁에만 매몰된 우리 정치권 전체에 대해서도 크게 실망했다"며 "주로 국가운영을 책임지고 잇는 대통령과 정부·여당을 향한 분노가 컸다"면서도 야당을 거론했다.
김 전 총리는 현재 대한민국을 "'PEAK KOREA'"라며 "지금까지 피땀흘려 이룩한 대한민국의 역사와 성취가 지금이 최절정이고 앞으로는 내려갈 일만 남았다"고 우려했다.
이어 "AI문명의 도래, 정치적 양극화와 국론분열, 사회·경제적 양극화와 계급갈등, 저출산·고령화의 위기, 세대 갈등, 외교 안보 위기에 이르기까지 첩첩산중"이라며 "이럴 때일수록 우리는 국민의 마음을 정확하게 읽고 받아들여야 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열린 마음을 갖고 다양한 국민들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며 "민주적이고 개방적인 분위기와 자세야말로 범민주 진보진영이 가진 소중한 자산"이라고 강조했다.
김 전 총리는 '미국 대선 평가와 한미관계 및 국제 정세 전망'을 주제로 한 특강에서는 트럼프 행정부 출범과 관련해 "어느 때보다 정치의 역할이 중요하다. 정쟁을 넘어 초당적 협력의 길을 찾아야 한다"며 여·야·정과 민간(기업)이 함께하는 대책기구 수립을 제안했다.김세희기자 saehee0127@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