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노벨물리학상을 받은 '인공지능(AI) 대부' 제프리 힌턴(사진) 캐나다 토론토대학 명예교수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 이후 "안전한 AI 개발이 어려워질 것"이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힌턴 교수는 3일 보도된 요미우리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하며, 미국 차기 정부에서 AI 안전성에 대한 노력이 후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트럼프 당선인이 대선 과정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이 도입한 AI 안전성에 관한 대통령령을 폐지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것에 대한 평가로 풀어된다. 대통령령에는 AI 등 개발 기업에 정부와의 중요 정보 공유 등을 의무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힌턴 교수는 "(트럼프 당선인은) AI 기업에 자유로운 규칙 만들기를 용인할 것"이라고 했다.
힌턴 교수는 특히 "각 AI 개발 기업이 보유한 컴퓨터의 처리 능력의 3분의 1을 안전성 연구에 투입하도록 의무화하는 법 정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안전성 연구에는 1% 정도밖에 사용되지 않고 있으며, 개발 기업이 30배의 규모를 할당할 필요가 있다는 게 힌턴 교수의 주장이다. 그는 AI의 진화로 허위정보와 음모론이 확산해 민주주의를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오픈AI의 생성형 AI 서비스 'ChatGPT'를 비롯해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 미국 실업가 일론 머스크 등에 의한 개발 경쟁이 격화되고 있는 상황에 대해서도 "영리 기업이 경쟁하면 안전성이 뒷전이 된다. 정말로 군비 경쟁과 같다"고 우려했다.
중국의 AI 개발과 관련해서는 "미국보다 많은 자금을 투입하고 있어서 10년 이내에 미국을 추월할 가능성이 크다"고 예측했다.
힌턴 교수는 또 인류 이상의 지능을 가진 AI가 20년 안에 개발될 확률은 50% 이상이며, 이르면 5년 이후에 탄생할 수도 있다는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그는 "AI가 인류를 지배할 가능성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힌턴 교수는 AI 머신러닝(기계학습) 기초를 확립한 공로로 존 홉필드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와 함께 올해 노벨물리학상을 받았다. 그는 구글 소속으로 오랫동안 연구 활동을 하다 지난해 AI 위험성을 경고하고자 구글을 떠났다. AI 기술이 발전하면 의료 분야에서 오진 가능성이 줄고 자율주행 차량의 사고 위험도 감소할 수 있지만, AI로 만들어지는 새로운 일자리보다는 빼앗기는 일자리가 더 많을 것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