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로봇과 센서를 이용해 방사성폐기물에서 방사성핵종을 분리하는 장치를 개발했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이종광 박사 연구팀이 액체 취급 로봇과 비접촉 센서를 적용한 '신개념 방사성핵종 분리장치'를 개발했다고 3일 밝혔다.
방사성폐기물 처분 과정에서 방사성핵종 분석은 필수적이다. 분석은 크게 전처리, 분리, 계측 과정으로 나뉜다.
이 가운데 방사성핵종 분리는 방사성폐기물을 녹인 시료에 특정 핵종과 반응하는 시약을 넣어 각 핵종을 분리하는 과정이다. 분리 용기에 시약을 투입하는 수동 방식과 펌프를 활용한 자동 방식이 있다.
수동 방식은 시약 투입 속도를 조절할 수 없고, 자동 방식은 펌프와 밸브, 밸브와 연결된 다수의 튜브 등 구성요소가 복잡하고 사전에 정한 시간에 따라 밸브를 조절해야 하는 단점이 있다. 또한 시약 투입을 조절하는 밸브와 시약이 이동하는 튜브에 방사성 시료가 남아있지 않도록 매번 세척해야 한다.
연구팀은 자동 방식이면서 방사성 시료와 접촉하지 않는 액체 취급 로봇과 비접촉 센서를 통해 밸브 없이도 방사성 시료를 자동으로 분리할 수 있는 장치를 개발했다.
로봇을 적용해 시료가 잔류하거나 막힐 우려가 있는 밸브가 필요 없고, 튜브 사용량도 획기적으로 줄었다. 아울러, 방사성 시료와 접촉하는 구성품을 손쉽게 교체할 수 있어 시료 잔류로 인한 교차오염을 막을 수 있다.핵종분리 용기에 비접촉 센서를 적용해 센서는 시약 투입을 감지해 분리용기 내부 흡착제에 핵종이 흡착되거나 분리 과정이 끝나는 것을 실시간으로 알려준다. 기존에 설정한 시간만큼 펌프를 작동하는 방식보다 정확하게 분리할 수 있다. 하나의 시료에서 테크네튬(Tc),스트론튬(Sr), 철(Fe), 나이오븀(Nb), 니켈(Ni)을 순차적으로 분리하는 공정을 적용한 결과, 기존 방식보다 3배 빠르면서도 83∼97%의 높은 핵종 회수율을 확인했다. 철의 경우 시약의 양과 속도를 정확히 조절해 33% 더 오래 반응시킬 수 있어 보다 우수하고 정밀한 결과를 얻었다.
이종광 원자력연 박사는 "기술 상용화를 통해 원자력시설의 운영이나 해체 시 발생하는 방사성폐기물을 더욱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분석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애널리티컬 케미스트리(지난달 11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한국원자력연구원 연구진이 액체 취급 로봇과 비접촉 센서를 이용한 '방사성핵종 분리장치'를 개발했다. 방사성핵종 분리장치 구성도. 원자력연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