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3일 밤 급작스러운 비상계엄을 선포했다가 국회의 의결로 4일 계엄이 해제됐다. 이런 가운데 앞서 김민석 최고위원 등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를 중심으로 현 정권이 계엄을 시도할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했던 과거 발언들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김민석 최고위원은 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윤 대통령이 계엄을 시도할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한 것과 관련해 "대통령이 '반국가 세력'이라는 용어를 쓰기 시작한 것이 굉장히 수상쩍었다"며 또 "동원될 세력을 충암파 재배치하는 것이 이상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김 최고위원은 이번 비상계엄 선포의 가장 큰 이유에 대해서는 "무엇보다 핵심적인 동기는 '김건희 감옥가기 싫다'였다"면서 "채상병 문제와도 관련돼 있는데, 아마 대통령을 포함해서 국방부 장관 등등 다 연루돼 있을 것이라고 본다"고도 했다.
김 최고위원은 지난 8월 윤 대통령이 김용현 당시 대통령경호처장을 국방부 장관에 내정하면서 계엄 가능성을 처음으로 언급하기 시작했다. 당시 그는 "차지철 스타일의 야당 '입틀막' 국방부 장관으로의 갑작스러운 교체는 국지전과 북풍(北風) 조성을 염두에 둔 계엄령 준비 작전이라는 것이 저의 근거 있는 확신"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정권은) 탄핵 국면에 대비한 계엄령 빌드업 불장난을 포기하기 바란다"며 "계엄령 준비 시도를 반드시 무산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대표도 이같은 의혹에 반응하자 대통령실은 지난 9월 브리핑을 통해 '계엄 준비 의혹'을 "괴담 선동"으로 규정하고, 이 대표를 향해 "무책임한 선동이 아니라면 당대표직을 걸고 말하라"며 "민주당 의원들의 머릿속엔 계엄이 있을지 몰라도, 저희의 머릿속에는 계엄이 없다"고 한 바 있다.
이후에도 김 최고위원은 김 장관을 비롯해 여인형 방첩사령관 등 충암고 출신 군 인사들의 계엄 음모 의혹을 지속적으로 지적해 왔다. 김 최고위원을 중심으로 김병주 최고위원, 국회 국방위원회 야당 간사인 부승찬 의원, 국회 정보위원회 야당 간사인 박선원 위원 등이 '서울의 봄팀'이라는 이름으로 계엄령과 관련한 첩보 수집 활동을 벌여오기도 했다.
이들은 지난 9월 20일 정부가 계엄을 선포할 때 국회의 사전 동의를 받도록 하는 계엄법 개정안도 발의한 바 있다. 당시 김 최고위원은 "현행 계엄법은 쿠데타적 계엄을 방지할 수 있는 법 제도적 장치가 미흡하다"고 법 개정 필요성을 설명한 바 있다.전혜인기자 hye@dt.co.kr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했다가 해제한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문 일대에 경찰들이 배치돼 있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