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닉셀' 영향 서버 과부하 오류
양사, 구체적 보상안 공개 아직
금감원 "재발방지 조치 논의중"
양사, 구체적 보상안 공개 아직
금감원 "재발방지 조치 논의중"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 계엄 선포 사태 와중에 서비스 장애가 발생한 국내 디지털자산 거래소 업비트와 빗썸에 대해 투자자들이 피해보상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계엄 선포 직후 가격이 급락했지만 일부 기능이 작동하지 않아 거래에 불편을 겪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업비트는 현재 보상 절차를 안내하고 있고, 빗썸도 내부적으로 보상을 검토하고 있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실제 피해 여부와 이를 증명하는 것을 두고 투자자와 거래소간 다툼이 예상된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3일 업비트와 빗썸에서 약 1시간 동안 서비스 장애가 발생했다. 계엄령 선포 이후 투자자들이 일시에 '패닉셀'에 나서며 서버에 과부하가 걸린 것으로 보인다.
투자자들은 해당 장애에 대한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거래가 집중됐던 시기 폭락했던 코인 가격이 이후 대부분 회복되면서 당시 팔지 못한 투자자의 불만은 다소 줄어들 것으로 보이지만, 거래량이 집중됐던 시기보다 가격이 낮아진 일부 알트코인에 피해가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또 당시 저점을 노리고 매수를 원했던 투자자의 경우 서비스 장애로 인해 매수를 하지 못한 것에 대한 손해 보상을 원할 수 있다. 이 경우 특정 시점에 매수 버튼을 눌렀다는 증거가 남아있어야 하지만, 홈페이지 접속이 완전히 불가능했던 경우도 있어 이에 대한 다툼도 예상된다.
업비트는 고객센터를 통해 보상 접수 희망 고객에게 절차를 안내하고 있다고 밝혔다. 업비트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보상 기준이 마련돼 있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업비트가 증권사 수준의 보상 기준을 가지고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보상 규모 역시 증권사와 유사한 수준일 것으로 보인다.
빗썸은 고객 보상 처리 프로세스를 공개하고 있지만, 이번 사태에 대한 보상 여부는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현재 빗썸이 공개한 기준은 전산시스템 장애로 인해 접속 및 주문이 불가능한 경우이지만, 온라인 거래 접속을 위한 통신사업자의 통신망 장애와 개인 매체의 장애 등은 인정하지 않고 있다.
신청 절차는 투자자가 직접 장애 발생을 입증할 수 있는 증빙자료를 제출하면 증빙자료를 검토해 보상액을 산정하는 방식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태가 앞서 발생한 미국주식 주간거래 서비스 장애와 유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8월 5일 글로벌 증시가 폭락한 '블랙 먼데이' 당시에도 눈에 보이는 손해 외 '거래를 하지 못해 발생한 손해'에 대한 책임 여부가 논란이 됐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역시 "취득 가능한 이익의 미실현 문제나 개인의 자율적 투자 의사결정이 침해됐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어느정도 책임이 있다는 생각은 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가상자산 거래소에서는 매년 시스템 장애가 되풀이되고 있지만, 이에 대한 관리는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헌승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2018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업비트와 빗썸에서 발생한 시스템 장애 건수는 66건에 달한다. 빗썸이 39건으로 전체 거래소 중 가장 많았고, 업비트도 27건이 발생했다. 특히 빗썸에서 발생한 오류 시간을 모두 더하면 38일에 달해 오류 한 건당 평균 1일이라는 오명을 쓰기도 했다.
감독당국은 지난 3일 업비트와 빗썸 시스템 장애 이후 거래소로부터 접수되고 있는 민원과 보상 방식을 보고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피해 건수별 보상 여부는 거래소 내부 기준에 따라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 관계자는 "직접 조사에 나서지는 않고 있지만 거래소가 자체 점검한 결과를 보고를 받고 있다"며 "조치 내용까지 모두 확인하고, 향후 재발방지 대책도 거래소와 얘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보상 규모는 거래소별 내규에 따라 산정을 해야 하는 문제고 투자자 상황별로 모두 달리 봐야 하는 사안"이라며 "만약 거래소에서 가지고 있는 기준에 반영되지 않은 유형이 있다면 그때는 금감원과 같이 논의를 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남석기자 kn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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