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개월만에 최대 증가폭 기록
은행권은 전달보다 절반 줄어
집값 올라 일부업권 쏠림 현상
은행권은 전달보다 절반 줄어
집값 올라 일부업권 쏠림 현상
지난달 금융권 가계대출 증가 속도가 눈에 띄게 줄었다. 집값 상승이 주춤하면서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이 크게 감소한 영향이다.
은행권 가계대출은 증가 폭이 전달 대비 '반토막' 났다. 반면 새마을금고 등 2금융권은 40개월만에 최대 증가 폭을 기록하며 은행을 앞질렀다.은행권이 가계대출 총량 관리 등을 위해 대출을 옥죄면서 2금융권으로의 '풍선 효과'가 나타난 것이다.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과 한국은행이 11일 각각 발표한 '가계대출 동향(잠정)'과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 달 전 금융권 가계대출은 총 5조1000억원 증가해 전달(+6조5000억원) 대비 증가 폭이 축소했다.
취급 대출 상품별로 보면 주담대는 4조1000억원 증가, 전월(+5조5000억원)보다 증가 폭이 축소했다. 은행권 주담대 증가 폭도 같은 기간 3조6000억원에서 1조5000억원으로 축소세를 지속했다. 기타대출은 1조1000억원 증가하며 전월(1조1000억원) 수준을 유지했다.
업권별로는 은행권 가계대출은 전월 대비 증가 폭이 축소됐다.
지난달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은 1141조4000억원으로 10월 말보다 1조9000억원 줄었다. 지난 10월 가계대출이 3조8000억원 증가한 것과 비교할 때 절반 이상 꺾인 수준이다. 증가 폭은 지난 8월(+9조2000억원)을 정점으로 계속 줄어드는 추세다. 11월 증가액은 지난 3월 이후 최소 증가폭이다. 다만, 대출 잔액은 8개월 째 사상 최대치를 이어가고 있다.
가계대출 상승세를 이끌어 온 은행권 주담대도 증가 폭이 지난 10월 3조6000억원에서 1조5000억원으로 크게 줄었다. 하지만 정책성대출은 보금자리론이 늘면서 전월 대비 증가 폭이 2조원에서 2조3000억원으로 확대했다. 또 은행 자체 주담대는 1조5000억원에서 마이너스(-) 8000억원으로 감소 전환한 반면,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은 3000억원에서 4000억원으로 증가세를 보였다.
박민철 한은 금융시장국 시장총괄팀 차장은 "전체 금융권 가계대출 숫자는 8월 고점을 찍은 후 계속 둔화되고 있다"면서 " 수도권 중심으로 주택거래가 줄어들고 있는데다 은행권 가계대출 관리 조치가 이어진 것이 대출 둔화세로 이어진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반면 2금융권의 가계대출은 증가폭이 3조2000억원 증가하며, 전월(2조7000억원)보다 증가 폭이 확대했다. 2금융권 월간 증가폭으로 2021년 7월(+5조7000억원) 이후 3년 4개월만에 최대 기록이다.
2금융권 중에서도 새마을금고(1조원) 및 농협(4000억원) 등 상호금융권이 대출 증가세를 주도했다. 이어 보험 및 여전사(6000억원), 저축은행(4000억원) 순으로 증가했다. 대출 종류별로 주담대가 1조9000억원에서 2조6000억원으로 증가 폭이 늘었고, 기타대출 증가 폭은 8000억원에서 6000억원으로 줄었다.
금감원 관계자는 "은행권이 8월 이후 가계대출 관리를 강화하고, 주택 거래 감소 등 부동산 상승세가 둔화돼 가계대출 증가 폭이 줄었지만, 2금융권 상호금융 등 일부 업권으로의 주택담보대출 쏠림 현상을 보인다"며 "향후 금리 인하 추세 등을 고려할 때 가계부채 추이를 면밀하게 모니터링하면서 대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임성원기자 son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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