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나인의 테크 티키타카] 공학용 계산기·펜슬 프로…`작은 거인` 아이패드 미니7

입력: 2024-12-22 10:56 김나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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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보다 실속.'

지난달 3년 만에 애플이 '아이패드 미니 7'을 선보이면서 애플 마니아들의 기대감을 불러모았다. 새 아이패드 미니를 써보니 눈에 띄는 혁신보다 기존 버전에서 최신 기능을 업데이트 한 버전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디자인의 변화 없이 겉모습은 전작과 비슷하지만, 성능은 한층 높인 것이 특징이다.

깔끔한 색상으로 인기가 높은 스페이스 그레이 아이패드 미니 첫인상은 '스마트폰보다 약간 커 보인다'였다(사진). 293g(와이파이 모델) 무게로 한 손에 가볍게 들어왔고, 손바닥보다 약간 컸다. 가로세로 13.48×19.54㎝로, 일반 종이책보다 작았다. 두께는 6.3㎜로, 전작과 동일하다. 태블릿을 갈아타고 싶은 이용자 입장에서 하드웨어 차원에서의 변화가 없다는 점이 아쉬운 부분이다. 주사율도 60㎐로 전작과 동일하다.

'두뇌' 격인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는 개선됐다. '아이폰15 프로' 시리즈에 장착된 애플의 'A17 프로' 칩셋을 탑재했다. 중앙처리장치(CPU)는 30%, 그래픽처리장치(GPU)는 25%, 신경망처리장치(NPU)는 두 배 빨라졌다. 애플 '인텔리전스' 구동도 가능하다. 기본 저장 용량도 이전 세대 대비 2배 커진 128GB다.

기존의 애플 펜슬2는 이 모델과 호환되지 않아 '애플 펜슬 프로'나 다른 버전의 USB-C 펜슬을 이용해야 한다. 다양한 기능을 이용할 수 있는 펜슬 프로로 갈아탈 기회일 수도 있다. 펜슬 프로는 분실시 위치를 찾을 수 있는 '나의 찾기' 기능과 펜과 브러시 등 도구 방향을 쉽게 전환할 수 있는 '베럴 롤' 기능 등을 이용할 수 있다.

아이패드 미니는 크기가 작아 독서나 잠들기 전 머리맡 동영상 시청 시 특히 유용했다. 업무나 게임용으론 작은 화면이 충분치 않을 수 있다. 특히 가방 안에도 쏙 들어가는 크기로, 지하철 등 대중교통 이동 중에도 무난했다. 공학용 계산기 등을 이용할 수 있어 학생들이 강의를 들을 때도 유용하다. 실제 아이패드 미니는 학생들이 주요 소비층이다. AP를 업그레이드 해 최신 게임 구동시 빛의 움직임에 따른 그림자 모습까지 구현하는 '레이 트레이싱' 기능이 구현돼 더 실감나게 게임을 즐길 수도 있었다. 3D 렌더링, 트레이스 등 건축 앱을 포함해 디자이너, 사진작가 같은 전문가용 기능도 이용할 수 있다. 온디바이스 AI를 적용, 비행기 안에서도 '파일럿' 앱을 통해 난기류 등을 확인해볼 수 있다. 다만, 태블릿 시장이 침체돼 수요는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 가격이 74만9000원으로, 전작보다 10만원가량 오른 점도 부담스러운 요인이다.

세계 태블릿 시장은 엔데믹에 접어들면서 재택근무, 원격수업 등이 뜸해지면서 출하량이 줄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태블릿 PC 출하량은 1억21647만대로, 전년 대비 2% 감소가 예상된다. 애플이 아이패드에 처음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화면을 적용해 태블릿 OLED 시장 성장이 기대됐지만, 초기 제품 판매량이 예상보다 적었다. 시장조사업체 DSCC는 전 세계 OLED 및 미니LED 태블릿 패널 시장의 연평균 시장 성장률을 39%로 전망했다가 33%로 하향 조정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애플은 오는 2028년 화면을 접을 수 있는 대형 폴더블 아이패드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폼팩터 변화 등 혁신 시도를 이어갈 전망이다.

글·사진=김나인기자 silkni@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