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센터 전력 왜곡 현상으로 지목
환경·사회 문제로 '님비 현상' 심화
"발전소 인근 지역 분산 배치 반드시 필요해"
환경·사회 문제로 '님비 현상' 심화
"발전소 인근 지역 분산 배치 반드시 필요해"
![[테크&포커스] 해외도 데이터센터 전쟁… 전력품질 이슈에 님비 현상까지](http://contents.dt.co.kr/images/202412/2024123002109931092007[1].jpg "[테크&포커스] 해외도 데이터센터 전쟁… 전력품질 이슈에 님비 현상까지")
생성형 인공지능(AI)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면서 데이터센터 구축 경쟁이 전 세계적으로 치열하다. 데이터센터는 방대한 데이터를 저장·처리·관리해 AI 기술 발전을 뒷받침하는 핵심 인프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데이터센터가 전력망에 심각한 부담을 주고 있다는 우려도 이어진다. 전력 왜곡 문제가 심화되면서 일반 가정에도 영향을 미치자, 미국에서는 데이터센터 인근 주민들의 '님비(NIMBY)' 현상까지 확산되고 있다. 이에 데이터센터의 효율적 배치를 위해 전력 자급률이 높은 지역으로의 이전과 기술적 해결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데이터센터가 전력 왜곡 문제 초래?
30일 블룸버그뉴스는 지난 2월부터 10월까지 미국 내 약 77만 가구를 대상으로 전력 품질 데이터를 조사한 결과 심각한 전력 왜곡 현상의 75% 이상이 주요 데이터센터에서 50마일(약 80㎞) 이내 지역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데이터센터의 막대한 전력 소비는 전력 왜곡 문제를 초래해 일반 가정에서도 가전제품 과열, 손상, 심지어 화재 위험까지 유발하는 것이다.
블룸버그는 "데이터센터의 급격한 확장은 세계 전력망에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며 "전문가들은 데이터센터가 막대한 전력을 소모하면서 전력망 안정성을 위협한다고 경고해 왔다. AI 붐이 본격화되면서 데이터센터는 전력을 '빨아들이는' 주요 소비원이 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디지털 경제가 전력망의 주요 부하로 자리 잡으면서 일부 지역에서는 전기요금 상승과 정전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며 "(AI 수요 증가로) 더 많은 데이터센터가 건설될수록 문제는 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가트너에 따르면 2027년에 데이터센터가 AI 최적화 서버를 운영하기 위해 필요한 전력은 연간 500테라와트시(TWh)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2023년 대비 2.6배 증가한 수치다. 가트너는 "생성형 AI를 구현하기 위한 신규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의 폭발적인 성장은 끝없는 전력 수요를 만들어내고 있다"며 "이는 전력 공급업체의 용량 확장 능력을 초과할 것이다. 송전, 배전 등 신규 인프라를 갖추고 발전 용량을 확보하려면 수년이 걸릴 수 있어 전력 부족 문제는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테크&포커스] 해외도 데이터센터 전쟁… 전력품질 이슈에 님비 현상까지](http://contents.dt.co.kr/images/202412/2024123002109931092007[2].jpg "[테크&포커스] 해외도 데이터센터 전쟁… 전력품질 이슈에 님비 현상까지")
◇"우리 동네는 안 돼"… 데이터센터 님비 현상
데이터센터는 24시간 내내 가동되며 막대한 전력을 소비한다. AI 학습과 실시간 데이터 처리를 위해 서버를 멈추지 않고 운영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전력 소비 증가로 인해 송배전 인프라가 기존 용량을 초과하면 정전이나 전력 품질 저하로 이어질 가능성도 크다.
이 같은 문제로 인해 환경·사회 문제에 민감한 지역에서는 데이터센터 건설에 대한 주민 반대가 거세지고 있다. 막대한 전력 소비와 전력망 부담이 지역 사회에 미칠 부정적 영향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이런 갈등은 데이터센터 증설 계획 취소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지난 11월 미국 에너지 연방 규제위원회(FERC)는 아마존의 AI 데이터센터 증설 계획을 전력망 안정성을 이유로 불허했다. 규제위원회는 데이터센터 증설이 주변 지역의 전력 공급 안정성을 심각하게 저해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하며 데이터센터 건설에 대한 보다 강력한 규제 필요성을 강조했다.
블룸버그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데이터센터의 효율적인 배치와 기술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는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비로 인한 전력 왜곡 문제는 필터와 커패시터 같은 장치로 완화할 수 있다"며 "데이터센터 전용 변전소 설립 같은 기반 시설 확충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국은 더 심각…"비수도권 중심 건설 필요"
국내도 이 문제에서 자유롭지 않다. 특히 민간 데이터센터의 72.9%, 공공 데이터센터의 41.2%가 수도권에 몰려 있어 전력망 부담이 더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 데이터센터 구축이 수도권에 집중된 이유는 기업들과 데이터센터가 거리상 멀어질수록 비용 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다. 국내 IT기업들은 대다수 수도권에 몰려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2029년까지 설립 의사를 밝힌 신규 데이터센터는 732개로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 지역이 82%(601개)를 차지했다.
그러나 이는 전력망 과부하 문제로 이어진다. 이에 전문가들은 전력망 안정성을 위해 데이터센터를 발전소 인근 지역으로 분산 배치하고, 기존 전력 인프라를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 에너지정책학과 교수는 "데이터센터 님비 현상은 전자파 때문인데, 데이터센터에서 발생하는 전자파는 가전제품이나 컴퓨터 수준으로, 인체에 유해하지 않다"며 "기업들은 비용 문제로 수도권에 데이터센터를 지으려 하지만, 수도권은 전력 수급이 이미 불안정한 상황이라 이를 감당하기 어렵다. 변전소 여유가 있는 지역에 데이터센터를 지으면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 특히 발전소가 많은 충남, 호남, 영남 등 비수도권 지역에 짓는 게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유진아기자 gnyu4@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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