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1위인 삼성금융네트웍스(삼성생명·화재·카드·증권)와 KB국민은행이 만난 '모니모-KB 간편금융 통장'(가칭)이 이르면 4월 중에 출시될 예정이다. 지난해 연말 서비스를 목표로 속도를 빠르게 냈지만, 모니모 플랫폼에서 첫 은행 상품을 선보이며 전산 개발 작업 등으로 늦어지는 것으로 파악됐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삼성금융은 통합 플랫폼인 모니모 내 국민은행 제휴 상품 탑재 등 제휴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하루만 입금해도 이자를 제공하는 '파킹통장(수시입출식 통장)' 상품을 우선 선보인 이후 전용 체크카드 등 다양한 제휴 상품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금리 인하기에 수신금리가 떨어진 가운데, 업계 최고 수준의 금리로 소비자들의 관심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다만, 출시 시기는 애초에 계획한 것보다 늦어지고 있다. 지난해 금융당국으로부터 혁신금융서비스(금융규제 샌드박스)로 지정된 이후, 연내에 출시할 계획이었지만 일정이 밀리고 있는 것이다. 앞서 지난해 상반기 삼성금융과 국민은행이 관련 업무협약을 맺은 이후 당국 인가까지 속도를 낸 것과 다르게 출시는 늦어지고 있다. 모니모에서 은행 상품 가입 및 기존 서비스와의 연동 등 연계 작업이 늦어지며 출시 일정을 조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금융 관계자는 "구체적인 출시 일정은 아직 미정이다"며 "차별화된 혜택과 사용자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서비스 개발과 점검,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향후 삼성금융이 본격적인 서비스를 시작할 경우, 미래 잠재 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규모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본다. 하나은행, 우리은행 등도 당근페이와 네이버머니, CJ페이 등 선불지급수단을 활용한 유사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은행권에선 '임베디드 금융'을 확대하기 위한 조직을 강화하며 비금융 제휴처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
삼성금융은 이번 제휴 상품을 통해 '슈퍼 앱'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그동안 삼성금융에 은행 계열사가 없고, 애플리케이션(앱) 내에서 결제가 어렵다는 점 등이 활성화를 제한하는 요인으로 꼽혔다. 하지만 기존 선불충전금 서비스인 '모니머니'를 국민은행 파킹통장에 보관해 하루 단위로 이자를 지급하고, 제휴 계좌를 통해 선불 충전 방식의 결제가 가능하면서 이용자들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한다. 국민은행도 삼성금융 계열사의 고객을 사로잡기 위한 다양한 연계 마케팅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모니모 회원 수는 지난해 출시 2년여 만에 1000만명을 돌파했지만, 아직 삼성금융 전체 회원(약 2300만명)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삼성금융은 모니모에 보험·카드·증권 등 핵심 서비스를 추가하거나 모니머니를 선보였음에도 이용자를 늘리는 데 한계가 있었다.
삼성금융은 국내 디지털 금융을 주도하는 네이버·카카오·토스 등 빅테크 ·핀테크를 넘어서기 위해 계열사 간 투자 및 제휴처를 확대하며, 주력 계열사 상품과 서비스도 함께 내세울 것으로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