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의 크롬 브라우저에서 심각한 취약점을 발견한 대가로 받은 KAIST 동문이 포상금 전액을 기부해 훈훈함을 주고 있다.
KAIST는 이승현 동문(전산학부 학사 졸업)이 구글로부터 받은 포상금 22만달러 전액을 기부했다고 20일 밝혔다.
학부시절 정보 보안에 관심을 가졌던 이승현 동문은 2014년 미국 카네기멜론대 박사과정 진학과 함께 크롬 브라우저 등 여러 웹 브라우저의 취약점을 찾아 해결하는 연구를 진행해 오던 중 가장 널리 쓰이지만 안전성에 문제가 많은 자바스크립트를 대체하기 위해 개발된 웹어셈블리 코드에서 취약점을 발견했다.
구글은 이 박사과정생이 발견한 취약점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두 개의 취약점에 각각 5만5000달러의 포상금을 지급했다. 이 박사과정생은 포상금 전액을 KAIST에 기부키로 결정했고, 구글은 기부금 매칭 제도를 통해 총 22만 달러를 KAIST에 기부하게 됐다. 기부금은 KAIST 전산학부 장학기금과 정보보호대학의 연구 및 교육에 쓰일 예정이다.
이 박사과정생은 KAIST 학부에서 정보 분야 특기자 전형으로 입학한 후, 정보보안 및 해킹 동아리 GoN에서 시스템 보안에 깊이 매료돼 국내외 해킹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 바 있다. 이후 윤인수 교수 연구실에서 안전한 시스템 구현을 위한 난제 해결 연구를 했다.
이승현 동문의 특기자 전형 멘토 교수였던 류석영 교수는 "전산학부 장학기금을 통해 재정적 이유로 학업을 지속하거나 취업을 준비하기 어려운 학생들이 잠시 쉴 수 있고, 감사한 경험을 가질 수 있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승현 동문은 "처음 사이버보안 분야를 접하고 많은 것을 배우며 성장할 수 있었던 모교 KAIST에 포상금을 기부할 수 있게 돼 기쁘다"며 "과학기술 인재 양성을 위한 교육과 연구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KAIST 발전재단은 '팀카이스트 캠페인'을 통해 동문들의 적극적인 기부 참여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KAIST에 22만 달러의 포상금 전액을 기부한 이승현(가운데) KAIST 동문과 윤인수(왼쪽) 교수, 류석영 교수. KAIST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