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대학교를 운영하는 학교법인 한양학원이 52년 전통의 서울 중구 프레지던트 호텔 매각을 추진한다. 한양학원은 자회사인 백남관광을 통해 이 호텔을 소유하고 있다.
20일 프레지던트호텔 노동조합에 따르면 이달 3일과 7일 싱가포르계 대체운용사 케펠자산운용은 두 차례에 걸쳐 인수를 위한 현장 실사를 진행했다. 국내 운용사 중에서는 블루코브자산운용 등이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호텔 매각 소식은 백남관광이 지분 34.7%를 보유한 건설사 HYD한양(옛 한양산업개발)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문제 때문으로 읽힌다. 2023년 말기준 HYD한양의 PF관련 우발부채는 약 4009억원 이상으로 드러났다. 2대 주주인 백남관광은 HYD한양의 PF에 지급보증을 제공했다. 백남관광은 같은 해 48억원의 영업이익에도 지분법손실액 230억원이 발생하면서 104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하지만 백남관광의 매각 희망가격이 예상보다 높은 데다 노조 등 호텔 임직원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매각이 쉽사리 이뤄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최대 용적률로 지어진 건물이라 철거 후 개발 시 사업성도 높다고 볼 수 없고 호텔 거래의 경우 다른 자산과는 달리 기업 인수합병처럼 임직원 고용승계 등의 문제도 걸린다"고 전했다.
프레지던트 호텔은 지난 1969년 백남빌딩과 함께 준공돼 1973년 운영을 시작했다. 서울 중심부인 서울시청 광장 앞에 위치해 덕수궁, 광화문 , 명동 등과 인접해 있고, 대·중소연회장, 웨딩홀, 비즈니스센터, 피트니스 클럽을 갖춘 4성급 호텔이다.
앞서 한양학원은 국내 28위의 중소형 증권사 한양증권을 KCGI에 매각했다. 매각 대상은 한양학원이 보유한 지분(16.29%) 중 일부인 11.3%를 포함해 백남관광(10.85%)과 에이치비디씨(7.45%) 등 특수관계인이 소유한 한양증권 지분 30%가량이다. 한양학원과 김종량 한양대 이사장은 지분 9%를 보유한 2대주주로 남았다. 한양증권 매각 역시 PF 부실로 유동성 위기에 처한 HYD한양와 한양대학병원의 자금 경색을 뚫어주기 위해서였다.
이윤희기자 stel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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