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 美·중동서 '로봇회사'로 인식… 스마트빌딩 도입 진행
카카오 - 픽코마, 日 앱 마켓서 소비자 지출 1위… K라이드 출시
카카오 - 픽코마, 日 앱 마켓서 소비자 지출 1위… K라이드 출시
K-플랫폼이 빅테크 공세에 '글로벌'에서 돌파구를 찾고 있다. 네이버는 플랫폼 핵심사업 외에도 중동을 중심으로 로봇과 디지털트윈 등을 활발히 추진 중이다. 해외서는 오히려 '로봇회사'라는 인지도를 쌓고 있을 정도다. 카카오는 콘텐츠와 모빌리티 분야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글로벌 기반을 다지고 있는 K-플랫폼이 올해 글로벌 플랫폼으로 도약할 수 있을지 평가받는 원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로봇주 상승세에 동승한 네이버=네이버는 국내에서는 검색서비스를 비롯해 커머스, 웹툰, 페이 등을 제공하지만, 해외에서는 조금 다르다.
특히 미국과 중동에서는 '로봇' 기업으로 인식된다.
네이버는 지난 11월 통합컨퍼런스인 'DAN'에서 스위스의 로봇 스타트업 '스위스-마일'과의 공동 연구 협력을 발표했다. 스위스-마일은 취리히연방공과대학에서 2023년 스핀오프한 4족 보행 로봇 관련 스타트업으로, 시드 투자에 아마존이 참여하며 단번에 1300억원 기업가치를 인정받은 바 있다. 네이버는 스위스-마일과의 협력을 계기로 로봇기업 입지를 키우고 있다. 로봇분야의 네이버 행보는 2019년 CES(국제전자제품박람회)에 참석하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네이버는 5G가 상용화되기도 전에 세계 최초로 '5G 브레인리스 로봇' 기술을 선보이며 주목을 받았다.
네이버의 글로벌 행보는 이후 더 빨라졌다. 로봇의 '눈'에 해당하는 비전 기술의 경우 이미 세계적인 학회에서 거듭 인정을 받고 있다. 2019년 CVPR에서 구글, 메타 등 글로벌 기업들을 제치고 1위를 차지한 데 이어, 지난해 진행된 ECCV에서도 1위를 차지하며 기술 리더십을 다시 한 차례 공고히 했다.
네이버는 로봇 사업 실증화에도 나섰다. 2022년 완공된 제2사옥 네이버1784는 세계 최초의 로봇 친화형 빌딩으로 설계돼 현재 100여 대이상의 로봇이 임직원 대상 서비스를 하고 있다. 5G특화망, 클라우드 등 모든 기술이 집약된 네이버1784는 글로벌의 시선을 집중시켰다. 현재 일본, 사우디아라비아 등에 이와 같은 로봇 기반 스마트빌딩을 도입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네이버는 또 '사우디판 CES'로 불리는 LEAP 2024 컨퍼런스에서 웹기반 로봇OS '아크마인드'를 선보이며 로봇 OS분야까지 진출했다. 네이버가 오랜 기간 축적한 웹 브라우저 기술과 로보틱스 기술을 결합한 '아크 마인드'는 네이버의 로봇 기술을 한 단계 더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네이버의 로봇 기술 역량은 모건스탠리로부터도 인정을 받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지난 7월 테슬라 휴머노이드 관련 리포트에서는 전세계 유일의 휴머노이드 인에이블러(humanoid enabler)로 네이버를 선정했다. 로봇 기술을 뒷받침하는 반도체·배터리 등의 분야에서는 삼성전자 등 국내 기업이 여럿 포함됐다. 휴머노이드 기술 분야에서 선정된 기업은 네이버가 유일했다.
중동 지역에서는 특히 로봇·디지털 트윈 기업으로 통하고 있다. '로봇을 위한 지도'로 평가받는 디지털트윈 기술은 비전 기술과 함께 네이버가 오랫동안 R&D를 통해 축적한 기술이다. 네옴시티 등 스마트시티를 준비하는 사우디아라비아는 네이버의 기술력을 높이 평가하여, 네이버와 함께 주요 도시에 디지털 트윈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 네이버는 중동 수출로 해외 무대가 넓어질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동 지역은 건설 분야를 중심으로 한국 기업들이 먼저 진출했기에 매우 친숙한 편인데, 네이버의 핵심 기술이 건설과도 시너지가 높아 큰 이점이 있다"고 말했다.
로봇 분야를 중심으로 한 글로벌 증시 움직임은 네이버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선 승리 일등공신으로 꼽히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로봇주에 훈풍을 불러오기도 했고, 트럼프 대통령이 자율주행 차량 규제 완화를 추진하면서 로봇 관련주가 연일 기대감을 키워가고 있다. 국내에서는 네이버가 로봇 관련주로서 상승세에 동승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콘텐츠·모빌리티 길 닦는 카카오=카카오는 콘텐츠 장악력을 높이고 있다. 카카오픽코마의 디지털만화·소설 플랫폼인 '픽코마'는 2023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일본 앱 마켓에서 게임을 포함한 전체 앱 카테고리 가운데 '소비자 지출이 가장 많은 앱'에 올랐다. 데이터에이아이(data.ai) 집계를 확인한 결과 게임 카테고리를 제외하면, 픽코마는 2020년부터 2024년까지 '소비자 지출이 많은 앱' 5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일본 만화시장은 2027년까지 76억5600만 달러 수준으로 성장할 잠재력이 큰 시장이다. 2016년 4월 일찌감치 일본에 진출한 카카오픽코마는 픽코마 앱 출시 8년 만에 누적 앱 다운로드 4500만건을 넘었으며, 월평균 방문객은 1000만명을 상회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기준, 서비스 중인 작품은 16만건에 이른다.
픽코마는 적극적인 콘텐츠 라이브러리를 확대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먼저, 콘텐츠 소싱 시스템을 개편하는 동시에 파트너와 협업을 단단히 하고 있다. 작품 및 작품을 소개하는 방식을 다양화해 더 많은 작품이 독자와 연결될 수 있게 했다. 또한, 서비스 중인 작품의 'OSMU(원소스 멀티유즈)화'를 적극적으로 지원해 작품의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픽코마는 지난해 12월 일본 유수의 출판사 카도카와와 협업해 주간 만화 매거진을 픽코마에서 서비스하며, 주간 만화 매거진 폐간으로 인한 신작 작품들의 데뷔 기회 및 이용자들의 주간만화 매거진 감상 경험을 웹과 모바일 환경으로 확장했다. 올해 픽코마는 콘텐츠 라이브러리 확대에 더욱 힘쓸 예정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국내에서 축적한 서비스 운영 노하우와 ICT 기술을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에서도 통하는 K-플랫폼 선례를 만들어가고 있다. 모빌리티 플랫폼 시장은 진입 장벽이 높고 현지화 작업이 까다로운 분야이지만 카카오모빌리티는 가장 적극적으로 해외 시장에 도전하고 있다.
현재 카카오T 앱으로 국내 이용자가 해외에서도 동일하게 차량 호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국가는 30여개에 이른다. 이중 한국인 관광객이 많은 괌 지역에서는 카카오T 기술 인프라를 직접 적용해 '괌 택시 예약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또 한국을 방문한 해외 이용자들이 카카오T 서비스를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돕는 해외 앱 연동 서비스도 선보였다.
지난해 6월에는 언어, 계정, 결제의 제약 없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외국인 전용 글로벌 모빌리티 플랫폼 'K-라이드'를 출시하며 입지를 키우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앞서 지난 2023년 3월 글로벌 중개 플랫폼 '스플리트'를 인수하고 본격적인 시장 공략을 시작했다. 카카오모빌리티의 첫 해외 기업 인수 사례다. 스플리트의 글로벌 모빌리티 중개 기술을 활용해 전 세계 현지 모빌리티 서비스 공급자들과 이용자 수요를 연결하고, 해외 진출을 가속화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스플리트 인수를 통해 괌 등 모빌리티 인프라가 부족한 지역을 공략한 것을 넘어, 중국 등을 포함한 해외 선진 시장 진출을 추진 중이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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