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옹호 되레 '계엄모의' 의심만
국무위원 답변은 엇갈려 혼돈
국무위원 답변은 엇갈려 혼돈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당시 경제부총리)에 전달했다는 '비상입법기구 쪽지'는 윤 대통령이 아닌 자신이 직접 작성했다는 등 윤 대통령에 유리한 증언을 다수 내놓았다.
두 사람은 비상계엄을 건의하고 실제 이행한 인물이다. 탄핵 심판과 수사 과정에서 의견이 엇갈리는 듯 보였으나 정작 재판정에서는 김 전 장관이 윤 대통령에 힘을 실었다. 윤 대통령과 김 전 장관이 얼굴을 맞대며 이목을 모은 첫 증인신문이 두 사람이 결국 '비상계엄 공동체'라는 입장을 확인시켜 준 셈이다.
당초 윤 대통령은 전날(22일) 열린 헌재 탄핵심판 3차 변론기일에선 '국가비상입법 관련 예산 편성 쪽지를 최 대행에게 준 적이 있느냐'는 재판부 질문에 "저는 준 적도 없고 나중에 계엄 해제 후 언론을 통해 이런 메모가 나왔다는 걸 봤다"며 "기사 내용은 부정확했고, 이걸 만들 수 있는 사람은 김용현 전 국방장관밖에 없는데 김 전 장관이 구속돼 구체적으로 확인을 못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를 두고 진실공방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22일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국조특위)' 청문회에서 김 전 장관이 직접 쪽지를 만들어 전했다는 윤 대통령의 주장을 반박했다.
박선원 의원은 "지난달 3일 밤 10시 20분 안찬명 합동참모본부 작전부장이 합참 엘리베이터에서 김 전 장관을 만났다고 한다. 김 전 장관은 11시 10분까지 합참 전투통제실에 있었다"고 말했다. 검찰이 공소장을 통해 최 대행이 10시 40분께 문제의 쪽지를 받았다고 밝혔는데, 시간상 김 전 장관이 쪽지를 전달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국무위원들의 답변도 엇갈리고 있다. 백혜련 민주당 의원은 같은 날 청문회에 출석한 조태열 외교부 장관과 한덕수 국무총리에게 '대통령에게서 직접 쪽지를 받은 게 맞느냐'고 물었는데, 조 장관은 "윤 대통령이 직접 쪽지를 직접 준 게 맞다"고 증언했다. 다만 한 총리는 "충격적인 상황이어서 전체적인 것들을 기억하기가 굉장히 어렵다"고 말했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에게 직접이든, 간접이든 쪽지를 받은 적 있냐'는 김선민 조국혁신당 의원의 질의에 "받은 바 없다"고 답했다.
쪽지의 존재를 드러낸 최 대행도 다소 분명치 않은 입장을 발히고 있다. 지난달 13일 국회 본회의 현안질의에서 당시 기획재정부 장관이던 최 대행은 "윤 대통령이 저를 보시더니 '참고하라'며 옆에 누군가가 자료를 하나 줬는데, 접혀 있었다"는 발언했다.
국회 회의록에 따르면 고민정 민주당 의원은 "대통령이 직접 주셨냐"고 질문했고, 최 대행은 "대통령이 직접 주시진 않으셨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답변했다. 다만 국회 회의록만 보면 최 대행에게 쪽지를 건네준 인사가 누구인지는 확실히 알 수 없는 상태다. 최 대행은 해당 문서를 계엄 해제 이후 폐기하지 않고 수사기관에 제출했다.
한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와 검찰 측은 해당 쪽지가 윤 대통령이 비상 계엄 당시 국회를 위헌적으로 해산하려 한 핵심 증거라고 보고 있다.
김세희기자 saehee012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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