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은 '국가 AI컴퓨팅 센터 구축 사업설명회'를 지난 7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개최했다. 현장에는 일찍이 인파가 몰려 300석 규모 좌석을 다 채우고도 추가로 의자를 배치해야 했고, 행사장 뒤에서 서서 듣거나 행사장 밖의 스크린으로 시청하는 인원도 적지 않았다.
여기에는 국내 이동통신사와 주요 IT서비스기업, 국내외 클라우드서비스제공사(CSP) 및 이들과 관계된 관리형서비스제공사(MSP), 소프트웨어(SW) 분야 주요 협단체 등 AI·클라우드 업계 종사자들이 다수 포함됐다. 또 과기정통부를 비롯해 기획재정부, 산업통상자원부, 금융위원회, 산업은행, 기업은행, 한국전력공사 등이 함께 사업 설명에 나서면서 현장을 열기로 채웠다.
국가AI컴퓨팅센터는 공공 51%, 민간 49% 비율로 총 4000억원 출자를 통해 설립하는 특수목적법인(SPC)이 구축을 맡는다. 이를 위해 민간 참여자로 1개 컨소시엄을 선정하는데, 컨소시엄 대표법인의 신용등급이 A 이상이고 데이터센터·AI컴퓨팅 구축·운영기업이 포함돼야 한다. 또 산업은행, 기업은행이 SPC 지분의 최대 30%(각 15% 이내)를 출자하고, 2027년까지 투자금 2조∼2조5000억원을 정책 금융을 통한 저리로 빌려준다.
사업 기간은 올해부터 2030년까지며, 총 1엑사플롭스(EF) 이상의 AI인프라 설비를 마련하는 것을 목표한다. 정부는 우선 그래픽처리장치(GPU) 1만5000장을 연내 도입한 뒤 이르면 2026년 말, 늦어도 2027년 초에는 3만장까지 규모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먼저 확보한 GPU를 기존 데이터센터 등에 활용해 연내 서비스를 시작하고, 이후 2027년 국가AI컴퓨팅센터 정식 개소 시 컴퓨팅자원을 재배치한다는 방침이다.
사업 부지는 분산에너지특별법 등에 따라 비수도권으로 한정되며, 입지와 전력 확보 방안을 민간 참여자가 제안해야 한다. AI컴퓨팅 서비스 모델 구성·제공 방안, 서비스 로드맵, 공공성·수익성을 고려한 부가서비스 계획 등도 제시해야 한다. 2030년까지 국가AI컴퓨팅센터에서 국산 AI반도체의 비중을 50% 이상으로 확대하는 조건도 붙었다.
앞서 사업 계획과 민간 참여자 공모는 지난달 23일 공고됐고, 사업참여의향서 접수는 이달 28일까지 진행한다. 사업참여의향서를 낸 기업에만 사업참여계획서 작성 지침 등 세부 사항을 담은 공모지침서를 송부할 예정이다. 이를 바탕으로 오는 3월 7일까지 사업 관련 질의를 접수해 3월 28일까지 답변을 개별 회신한다. 정식 사업참여계획서는 오는 5월 19일부터 30일까지 접수하며, 사업참여의향서 제출 법인이 포함돼야 한다.
사업설명회에서는 이 같은 사업 주요 추진 내용과 신청 자격 및 절차, 전력계통영향평가 신청 방법 등의 세부 사항을 안내하고 현장 질의응답을 진행했다. 현장 참석자들은 대체로 국가AI컴퓨팅센터 구축사업에 관심을 보였지만, 일각에선 사업을 위한 컨소시엄 구성이나 향후 수요 확보 방안 등에 대해 난색을 표하기도 했다. 일단 사업의향서를 내보고 차차 판단하겠다는 곳들도 있었다.
정부는 국가AI위원회 산하 'AI컴퓨팅 인프라 특별위원회'에서 지원방안을 모색하는 등 행정적·정책적 역량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NIPA의 경우 이를 위해 올해 국가AI컴퓨팅센터TF팀을 확대 개편한 바 있다. 또한, 국가AI컴퓨팅센터의 경영에 관한 사항은 민간 중심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송상훈 과기정통부 정보통신정책실장은 이날 개회사에서 "딥시크가 획기적으로 낮은 비용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AI모델을 구현했다고 밝혀 커다란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AI 인프라 투자와 기술 혁신으로 글로벌 기술패권 경쟁은 한층 더 치열하게 진행 중"이라며 "국가AI컴퓨팅센터의 성공이 국가 AI 경쟁력을 좌우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부는 사업 수행 컨소시엄과 범부처 차원의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행정적·정책적 역량을 다해 지원할 계획"이라 말했다.
팽동현기자 dhp@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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