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Cars] 작지만 강한 전기차 `볼보 EX30`…저렴해졌지만 프리미엄은 그대로

입력: 2025-02-09 00:36 임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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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능성 갖춘 정직한 디자인에 실용적인 실내
없어진 계기반…세로형 센터 디스플레이에 주행정보 담아
하품도 알아차리고 경고…운전자 상태 실시간 모니터링

[돈+Cars] 작지만 강한 전기차 `볼보 EX30`…저렴해졌지만 프리미엄은 그대로

날렵한 헤드램프와 블랙밴드 라인이 조합된 볼보 EX30의 정측면부. 임주희 기자

볼보의 시그니처이기도 한 테일램프가 중간에 한 번 끊기도록 디자인돼 EX30만의 개성이 강조됐다.

오랜 장거리 주행에도 불안하지 않은 안전, 주행가능거리, 승차감 3박자를 갖춘 전기차가 국내에 출시됐다. 볼보자동차코리아가 이달 본격 출고를 시작한 차세대 프리미엄 전기 스포츠실용차(SUV) 'EX30'은 프리미엄 다운 주행감, 안전·편의 사양과 더불어 접근하기 용이한 가격대를 갖춘 것이 특징이다.

지난 4일 경남 롯데호탤앤리조트 김해에서 울산 울주군의 한 카페까지 왕복 130㎞가량을 주행하며 EX30의 주행성능과 디자인, 첨단 기능 등을 두루 살펴봤다.

EX30은 지난해 유럽에서 약 7만7000대가 판매돼 테슬라 제외 유럽에서 가장 많이 팔린 전기차로 이미 글로벌에서 인정받은 바 있다. 볼보코리아는 한국에서도 올해 3000대를 판매해 테슬라 다음으로 많이 팔린 수입 전기차 자리를 차지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30은 우선 디자인부터 큰 호불호 없이 아기자기한 매력을 보여줬다. 전면부는 날렵한 헤드램프와 블랙밴드 라인이 조합돼 날쌘 이미지를 부여했다. 이 디자인은 단순히 시각적인 만족도를 높일 뿐 아니라 공기 저항을 낮춘 에어 인테이크와 조화돼 '기능성을 갖춘 정직한 디자인'이라는 볼보의 디자인 철학을 대변하기도 했다.

프레임리스 사이드미러가 인상적인 측면부는 상단부에 듀얼톤 블랙루프로 개성 있으면서도 역동적인 이미지를 강조했으며, 후면부는 수평적 요소들이 적용돼 차체가 더 넓어 보이게 했다. 특히 볼보의 시그니처이기도 한 테일램프 디자인은 중간에 한 번 끊기는 형식으로 디자인돼서 멀리서는 EX30만의 개성이 강조되고, 가까이서는 볼보의 패밀리룩임을 알아볼 수 있어 디자인적인 재미를 줬다.

실내는 실용적인 요소들이 돋보였다. 1열은 반드시 필요한 센터 디스플레이와 컵홀더 외에는 숨겨지거나 사라져 깔끔해졌다. 소형 SUV로 다소 좁은 실내를 극복하고 개방감을 더하기 위한 선택으로 풀이된다.

계기반이 없어지고 세로형 센터 디스플레이에 주행정보가 모두 포함됐다.

최근 계기반을 없애는 차들이 늘어나고 있는데 EX30은 센터디스플레이 상단에 속도 등 주행 관련 정보를 삽입해 시선이 이동하는 동선을 최소화했다. 다만 계기반이 없어진 만큼 헤드업 디스플레이를 옵션으로 넣을 수 있으면 편리했을 것 같다는 아쉬움은 들었다.

세로형 센터 디스플레이는 크게 4가지 파트로 구분돼 있었다. 가장 상단엔 주행 관련 정보, 그 아래엔 지도와 음악 등 사용자 맞춤형 기능 그리고 맨 아래는 공조 기능, 비상등 등 주행 중에도 자주 쓰는 기능들이 들어갔다. 12.3인치에 세로형 디자인이라 다양한 기능들이 알아보기 쉽게 들어가 주행 중에 조작하기에도 큰 불편함은 없었다.

센터콘솔 부근은 수납 활용도를 높이고자 다양한 방식으로 변경해 쓸 수 있었다. 컵홀더를 쓰지 않을 땐 트레이를 집어넣고 더 넓은 수납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다. 아래에는 스마트폰 무선 충전과 큰 짐을 보관하기에도 충분한 수납공간을 갖추고 있었다.

컵홀더는 트레이로 더 넓게 쓸 수 있도록 안으로 집어 넣을 수 있게 제작됐다.

글러브 박스는 동승석이 아닌 센터 디스플레이 아래에 위치해 있으며, 센터 디스플레이에서 버튼을 누르면 열리는 형식이었다.

키가 큰 성인은 2열에 앉기에 좁다고 느낄 수 있다.

다만 실내는 다소 좁게 느껴졌다. 체구가 작은 편인 기자에게는 안성맞춤이었으나 키가 큰 성인은 뒷좌석에 앉는 것이 무리일 정도였다. 그래도 1열은 충분한 공간 확보가 가능했으며, 인체공학적인 시트 디자인으로 장거리 운전에도 편안했다.시승한 차만의 문제인지는 모르겠으나 음성 인식은 좋지 못 한 편이었다. 정차 중 조용한 상황에서 "아리아"를 불러도 잘 인식하지 못했으며, 볼보코리아에서 미리 설정해둔 "볼보 시승하러 가자"라는 지시어도 바로 알아듣지 못해 10번 가까이 시도했다. 이전 볼보 시승차를 탔을 때는 음성 인식이 잘 되는 편이었기 더 아쉬웠다.

주행성능은 부족함이 없었다. 전기차이기에 가속페달을 밟았을 때 치고 나가는 힘이 좋았다. 회생제동을 ON·OFF 두 가지로 설정할 수 있는 데 회생제동을 켜면 원페달 드라이브 모드가 활성화돼 가속페달만으로도 주행 가능했다. 회생제동을 끄면 전반적으로 부드럽게 달렸다. 풍절음은 적은 편이었으나 도로 노면의 소음과 상태가 그대로 전해지는 아쉬움은 있었다.

EX30에 적용된 프레임리스 사이드미러.

방향지시등에 와이퍼가 포함된 점은 신선했다. 비상등은 센터 디스플레이 하단과 오버헤드 콘솔에 위치해 있어 손이 가기 편한 쪽을 이용하면 된다.

스티어링 휠 상단에 적외선 센서가 장착돼 운전자의 상태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한다고 해서 테스트를 위해 주행 중 하품을 해봤다. 그러자 가벼운 경고음과 함께 휴식이 필요하다는 안내가 디스플레이에 작게 떴다. 운전자가 휴대폰을 사용하거나, 조는 등 전방 주시에 미흡할 경우도 잡아낼 수 있다고 한다.

출발할 때 78%였던 배터리 잔량은 65㎞가량을 주행하자 62%로 16%가량 줄어들었다. 추운 날씨 때문에 히터와 열선 시트 등을 전부 작동시키고 달린 것을 고려하면 준수한 수준이었다. 실주행 시 1회 충전만으로 400㎞를 주행하는 것도 거뜬할 것으로 보인다. EX30은 66kwh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를 탑재해 국내 인증 기준 1회 충전 시 351㎞까지 주행 가능하다.

총평을 하자면 EX30은 전기차에 입문하려는 운전자에게 적합해 보인다. 다양한 안전·편의 사양을 갖췄음에도 보조금 수령 시 4000만원 중반대에 구입할 수 있어 프리미엄 감성을 비교적 저렴한 가격대에 경험하고 싶다면 훌륭한 선택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볼보코리아도 더 많은 고객이 EX30을 경험할 수 있도록 최근 공식 판매가를 최대 333만원까지 낮춰 더 경쟁력 있는 가격대를 확보했다. 이에 따라 EX30 코어 트림은 4755만원(-190만원), 울트라 트림은 5183만원(-333만원)으로 책정됐다.

글·사진=임주희기자 ju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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