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장차가 가장 큰 것은 추경편성이다. 올해 예산안은 지난해 극심한 대립 속에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사상 최초의 '감액 예산안'만 통과됐다. 민주당은 민생경제 회복을 위해 빠른 추경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반면 국민의힘은 예산 조기집행 정책을 우선으로 추경을 검토한다는 기본 입장을 내세우고 있다.
반도체특별법은 '주52시간 근로 제한 예외 조항'이 쟁점이다. 국민의힘은 이 조항을 반드시 포함해야 한 입장이다. 그러나 민주당은 노동계 반발이 큰 만큼 이 조항을 빼고 업계 재정 지원 위주로 법안을 먼저 처리한 뒤 추가 논의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국민연금 개혁 역시 여야의 입장차가 크다. 여야 모두 연금개혁이 필요하다는 점에는 동의하지만, 개혁의 방법론을 두고 신경전이 이어지고 있다. 국민의힘은 국회의 연금특위 구성이 전제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여야 동수로 구성되는 특위에서 모수개혁과 구조개혁 논의가 모두 진행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반면 민주당은 더 급한 모수개혁은 보건복지위에서 처리하고, 거시적 논의가 필요한 구조개혁은 특위에서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맞서고 있다.
이같이 모든 현안에서 여야가 의견이 엇갈리면서 이번주 열릴 것으로 기대됐던 '국회·정부 국정협의회'의 개최 가능성도 불투명해졌다. .
한편, 여야 대표의 교섭단체 연설도 서로를 견제하는 분위기가 조성될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10일 연설에서 국회의원에 대한 국민소환제 도입을 제안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소환제는 국회의원을 포함한 선출직 공무원을 임기 중 국민 투표로 파면할 수 있는 제도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로 조기 대선 가능성이 열린 상황에서 '국민에게 주권을 돌려준다'는 구호를 들고서 정치개혁 이슈를 선점하겠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여당은 반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재명표 국민소환제' 도입을 이 대표를 지지하는 민주당의 권리당원 영향력 확대를 위한 조치로 볼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향후 조기대선 국면에서 쟁점이 될 가능성도 있다.
김세희·전혜인 hy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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