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반대 김문수 "검토 안해"
오세훈·홍준표, 보수결집 강화
韓, 언더73 중심 복귀 호시탐탐
新3김·이낙연 '이재명 때리기'
여야 잠룡들이 국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로 조기 대선 가능성이 열리자 일제히 몸풀기에 나섰다. 다만 여야 모두 상대 진영과 싸우면서도 내부적으로 계파 갈등이 극심해 적잖은 후유증을 앓을 것으로 예상된다. 통합과 포용의 리더십이 잠룡들의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9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권에서는 오세훈 서울시장·홍준표 대구시장·한동훈 전 대표 등이, 야권에서는 이재명 대표 대세론 속 '신(新)3김'(김동연 경기지사·김부겸 전 국무총리·김경수 전 경남지사)과 이낙연 전 국무총리 등이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다.
먼저 국민의힘을 보면 오 시장의 경우 오는 12일 국회에서 지방분권을 주제로 개헌 토론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서울시와 서울연구원이 주최하고 윤재옥 의원이 주관하는 이번 토론회에는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을 비롯해 권성동 원내대표, 김상훈 정책위의장 등 당 지도부가 총출동한다. 최근 정치권 안팎에서 개헌 논의가 분출하는 것과 맞물려 오 시장이 대선 경선에 대비한 세력화에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된다.
홍 시장은 '보수 결집'을 강조하며 일찍부터 출마를 기정사실화했다. 홍 시장은 지난달 26일 연 기자간담회에서 "장이 섰는데 장돌뱅이가 장에 안 나가나"라며 의지를 밝혔다.
당대표 사퇴 이후 공개 행보를 자제하던 한 전 대표는 친한(친한동훈)계 모임인 '언더73'을 중심으로 복귀 공간을 넓히고 있다. 설 연휴 전후로는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 등을 만나며 이달 말이나 다음달 초 등판할 것이라는 관측에 힘을 실었다. 이와 함께 유승민 전 의원, 안철수 의원 역시 중도 확장성을 앞세워 보폭을 키우는 모습이다.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은 "전혀 검토한 바 없다"며 대선 출마 가능성에 선을 그었지만 물밑에서 또는 탄핵 정국이 마무리된 이후 행보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힘 대권주자들은 조기대선이 치러진다면 모두 탄핵이라는 핸디캡을 안고 경쟁해야 한다는 점에서 당내 결속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하지만 탄핵 정국에서 계파 갈등이 극에 달하면서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이다. 권 비대위원장과 권 원내대표 투 톱 체제에서 원내는 어느 정도 안정을 찾아가는 듯 보이지만 김상욱 의원을 비롯한 친한계 탄핵 찬성파에 차가운 시선은 여전하다. 원외는 친윤(친윤석열)계와 친한계로 나뉘어 격렬한 대립을 이어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친명(친이재명)계와 친문(친문재인)계가 치열한 수싸움을 벌이고 있다. 이 대표가 실용주의를 내세우며 '우클릭' 기조를 이어가는 가운데 비명계는 연일 '이 대표 때리기'에 주력 중이다. 김 지사는 지난 7일 '주30시간 노동제'를 시행하고 있는 성남시 판교창업촌의 AI 스타트업 기업을 방문해 "주 4.5일제와 유연근무제 등을 통해 일과 삶의 양립이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이 대표가 반도체 산업 연구·개발(R&D) 인력의 주 52시간 상한제 적용 예외 조항에 긍정적 반응을 보인 것과 대조적이다.
김 전 지사는 지난달 29일 "2022년 대선 이후 치러진 지방선거와 총선 과정에서 치욕스러워하며 당에서 멀어지거나 떠나신 분들이 많다"면서 이 대표에 사과를 요구하기도 했다.
비명계 총선 낙선·낙천자들을 중심으로 하는 모임 초일회는 정세균 전 국무총리를 만나는 것에 더해 김 지사와 김 전 지사를 초청해 강연을 들을 계획이다. 원내에서도 고민정 의원이 "망하는 길로 가고 있는 민주당 모습은 이미 오래 전에 시작됐다"면서 이 대표 일극체제 비판에 가세하고 있다. 야권 내 유력 대선 주자로 꼽히는 이 대표의 통합 리더십이 시험대에 올랐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 전 총리와 이 전 총리 등 비명계 일부는 텃밭인 호남 민심 잡기에도 돌입했다. 김 전 총리는 지난 7일부터 이날까지 호남을 찾았다. 그는 5·18 국립묘지를 참배하고 광주지역 청년들을 대상으로 특강을 열었으며 여수·순천에서 경제인들과 경제 활성화 방안을 논의했다. 이 전 총리는 10일 오후 2시 광주광역시 전일빌딩 다목적 강당에서 '국민과 함께 여는 제7공화국' 시국토론회에 기조연설자로 참석한다. 이 전 총리는 광주 토론회를 기점으로 정치 행보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점쳐진다.윤선영·안소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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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설 연휴 마지막 날인 지난달 30일 경남 양산시 하북면 평산마을에 방문해 문재인 전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해 12월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강명구 의원으로부터 강한 항의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