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구(사진) 국제금융협력대사가 홍콩과 싱가포르에서 3대 글로벌 평가사와 해외 투자자 등 면담하며 대외신인도 관리에 나섰다. 최 대사는 미국 신정부의 관세 정책 대응, 한국 정치·경제 상황에 관해 설명하며 국제사회와의 소통을 강화했다.
기획재정부는 최 대사가 지난 13일 싱가포르에서 해외투자자를 대상으로 한국경제설명회를 개최했다고 16일 밝혔다.
이번 설명회는 지난해 12월 비상계엄 사태 이후 한국 정부가 처음 개최한 것이다.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정확하고, 상세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기재부, 금융위원회, 한국투자공사, 국제금융센터 등 주요 기관이 함께 참여했다. 이번 설명회에는 세계 최대 자산 운용사인 블랙록(Blackrock), 세계 최대 채권 운용사 중의 하나인 핌코(PIMCO) 등 글로벌 주요 자산운용사의 고위급 임원이 참석했다.
최 대사는 "계엄선포 직후 신속하게 시장안정조치를 발표하는 등 견고한 경제 시스템을 통해 비경제적 요인에 따른 위험을 효과적으로 통제했고, 이러한 노력에 힘입어 한국의 금융·외환시장은 빠르게 회복했다"며 "최근 신용평가사 피치는 한국의 신용등급 및 전망(AA-, 안정적)을 기존과 동일하게 유지했으며, 국가부도위험을 나타내는 CDS(신용부도스왑) 프리미엄도 계엄사태 이전 수준을 회복하는 등 한국 경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신뢰도 여전하다"고 설명했다.
발표 종료 후 밸류업 정책, 미국 신정부 관세부과, 중장기 인구문제 대응 등 투자자들의 주요 질문이 이어졌다. 미국 신정부 관세부과 대응에 대해서는 대상품목, 비율 등 구체적인 상황이 어떻게 될지 지켜봐야한다는 입장을 견지하면서도, 관계부처 중심으로 실현가능한 다각적인 시나리오 염두에 두고 대응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밸류업과 관련해 정치적 상황변화 등과 무관하게 긴 호흡으로 꾸준히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 대사는 "기존 정책의 후속조치와 함께 기업공개(IPO) 공모가 합리성 제고, 상장폐지 요건·절차 강화 등 증시의 구조적인 제도개선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답변했다.
이어 최 대사는 3대 글로벌 신용평가사의 한국 국가신용등급 담당자를 만나 글로벌 투자자들의 한국 경제에 대한 시각 등을 공유했다. 글로벌 신용평가사들은 "한국이 최근의 사태를 헌법과 민주적 규범에 의거해 잘 대처하고 있다"며 "정치적 교착 상태가 재정상황 악화와 연결돼 신용등급 또는 전망이 하향됐던 다른 국가들과는 다르다"고 언급했다. 미국 신정부의 정책과 관련해서는 "한국 경제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칠 수 있겠지만 아직 신용등급 변동 요인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전했다.
최 대사는 데이빗 리아오 HSBC 아시아-중동 공동 대표 등을 만나 국제금융시장 동향·전망과 한국의 경제·정치 상황에 대한 투자은행 시각을 교환했다. 리아오 대표는 "대다수의 글로벌 투자자들은 한국의 현 정치상황이 질서 있게 잘 해결될 것이라는 시각을 견지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최 대사는 향후 뉴욕, 런던 등 국제금융중심지에서 한국경제설명회를 열고, 글로벌 신평사와 금융계 인사 면담을 이어 나갈 방침이다.
정부 관계자는 "국제금융협력대사의 활동을 적극 지원하는 등 우리 경제의 대외신인도 관리를 위한 국제사회와의 소통 노력을 계속 경주해 나갈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세종=강승구기자 kang@dt.co.kr
최종구 국제금융협력대사가 지난 14일(현지시간) 싱가포르 리츠-칼튼 밀레니아 호텔에서 열린 '싱가포르 한국경제설명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