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3대 IP 기반 수익 창출...기존 IP 확장 전략 택해
크래프톤, '배틀그라운드'로 지속 성장...'제2의 배그' 물색
넥슨·크래프톤, 내달 28일 '카잔'·'인조이' 글로벌 출시로 본격 경쟁
규모와 포트폴리오 다양성으로 무장한 넥슨이냐, '한 방'과 역대급 영업이익률을 갖춘 크래프톤이냐.
게임 불황기에도 두드러진 실적을 보여주며 K-게임산업의 확실한 '투톱'으로 자리잡은 넥슨과 크래프톤이 신년에 '원톱' 자리를 두고 파워게임을 이어간다. 넥슨이 전체적인 외형에서 앞서가지만 배틀그라운드 파워에다 인도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보여준 크래프톤의 반격도 만만치 않다.
◇규모는 넥슨, 이익은 크래프톤 '1등'=넥슨은 지난해 연매출 4조원을 기록하며 국내 게임사 최초로 '4조 클럽'에 들어섰다. 크래프톤은 연간 영업이익 기준 넥슨을 넘어서며 수익 창출 능력 1위 게임사로 자리잡았다. 양사는 '연매출 7조'를 선언하고 게임 포트폴리오 확대에 승부를 건다는 계획이다. 넥슨은 핵심 지식재산(IP) 확장, 크래프톤은 안정적인 '펍지: 배틀그라운드' 성장에 '배틀그라운드' 급의 빅 IP를 물색한다.
넥슨과 크래프톤의 전략 차이는 업력의 차이에서 비롯된다. 넥슨은 1994년 설립 이후 1996년 '바람의 나라'를 출시하며 게임 시장에 뛰어들었다. 크래프톤은 2007년 블루홀 스튜디오로 시작해 2011년 '테라'를 선보였다.
업력이 오래된 넥슨은 '메이플스토리', '던전앤파이터', '마비노기', '바람의 나라' 등 오랜 기간 사랑받은 IP를 다수 보유하고 있지만, 크래프톤은 아직까지 '펍지: 배틀그라운드'만 흥행하고 있다. 두 회사 모두 신규 IP가 목마른 상황이다. 넥슨이 최근 IP 다각화 전략에 따라 출시했던 다수의 신작은 '서비스 종료'한 상황이고, 크래프톤의 신작도 '배틀그라운드' 의존도를 떨어뜨리는 데 기여하지 못했다.
◇넥슨 "3대 IP 가치 UP"=이 가운데 넥슨은 '메이플스토리', '던전앤파이터', 'FC' 등 회사 매출 74%를 차지하는 핵심 IP의 가치를 끌어올리는 데 집중한다. 3대 IP를 통해 얻는 수익으로 신규 포트폴리오를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던전앤파이터'부터 치고 나간다. 3월 28일 출시하는 '퍼스트 버서커: 카잔'은 PC 콘솔 게임으로, 원작 '던전앤파이터'의 세계관을 확장하는 '던파 유니버스'의 시발점이다. 넥슨은 '카잔'을 시작으로, '오버킬', '던전앤파이터: 아라드' 등을 내놓는다. 특히, PC 온라인 게임 '던파'를 모바일 플랫폼으로 이식하는 데 성공한 넥슨은 PC콘솔 게임 장르 신작을 출시하면서 IP 영향력을 세계로 확대하겠다는 구상이다. 던파 IP 매출은 지난해 넥슨의 4조 매출을 견인한 1등 공신으로, '던전앤파이터 모바일' 중국 출시가 대표적이다. 던파 IP는 한국과 중국에서 주로 사랑을 받고 있다. 이에 '카잔'을 통해 서구권 이용자들을 공략할 계획이다.
'메이플스토리'에도 공들이고 있다. 지난해 국내에서는 '확률형 아이템' 큐브의 논란으로 인해 이용자 신뢰도와 매출이 하락한 반면, 글로벌 매출이 전년 대비 24% 늘어났다. 이 가운데 최근 국내에서도 각종 지표가 개선되고 있다. 샌드박스형 플랫폼인 '메이플스토리 월드'를 통해 IP의 매력을 더욱 끌어올리고 있다.
'마비노기 모바일'에 대한 기대감도 크다. 이 게임은 지난 2017년 공개된 '마비노기' IP 모바일 게임으로, 2010년 '마비노기 영웅전' 이후 15년 만에 선보이는 후속작이다. '마비노기 영웅전' 기반의 PC콘솔 게임 '빈딕투스: 디파잉 페이트'도 올 여름 알파테스트 예정이다. '바람의나2', '프로젝트 DX', '아크 레이더스', '낙원' 등도 대기하고 있다.
◇크래프톤 "3000억 부어 '배그'급 IP 확보"=크래프톤은 향후 5년 동안 게임 개발에 연 3000억원을 투자해 '배틀그라운드' 급 대형 프랜차이즈 IP를 확보할 계획이다. 크래프톤은 2030년 매출 7조원 중 펍지 IP에서 60%, 추가로 확보할 프랜차이즈 IP로 나머지 40%를 벌어들인다는 구상이다.
김창한 대표는 "지난 3년간 펍지 IP 외 신작에 연간 1400억원을 투자했다"며 "이를 연간 3000억원 규모로 키워 '배틀그라운드'와 같은 수조원 가치의 IP를 키우겠다"고 지난 11일 실적발표 콘퍼런스 콜에서 밝혔다.
앞서 크래프톤은 '스케일 업 더 크리에이티브' 전략 하에 IP 다양화에 힘썼지만 두각을 보인 게임이 없었다. 이 가운데 '배틀그라운드'는 지난 5년간 매출과 이용자 트래픽이 상승했다. 회사는 향후 5년간 펍지 IP의 두 자릿수 성장을 목표로 '펍지: 블랙 버짓', '펍지: 블라인드스팟', '펍지: 밸러', 비공개 프로젝트를 잇달아 추진한다. 게임 엔진을 언리얼 엔진5로 교체하는 작업도 진행한다.
이와 함께 내달 28일 '인조이'를 시작으로 '다크앤다커 모바일', '서브노티카 2' 등 빅 프랜차이즈 IP 후보들을 내놓는다. '인조이'와 '서브노티카2'는 PC 게임 플랫폼 스팀 위시리스트 톱 10에 올라있다.
확실한 입지를 다진 인도에서는 게임 퍼블리싱을 키운다. 크래프톤은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인도'가 '국민게임'으로 자리잡은 상황이다. 현지에서 확보한 입지를 바탕으로 지난해 '아처리 킹(Archery King)'과 '쿠키런'을 인도 지역에 출시했다. 올해는 스포츠, 하이퍼캐주얼 장르 신작을 내놓을 계획이다. 김영욱기자 wook95@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