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12·3 비상계엄 당시 국회에 진입한 계엄군이 본관 전력을 일부 차단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16일 밝혔다.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특별위원회' 민주당 소속 위원들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그간 계엄 문건과 일부 증언으로만 언급됐던 단전 조치가 비상계엄 당시 실제로 이뤄졌음이 확인됐다"고 이같이 말했다.
민주당이 공개한 CCTV에 따르면 비상계엄 당일 밤인 4일 새벽 0시 32분경 김현태 707특수임무단장을 포함한 계엄군 16명이 국회 본관 2층 창문을 깨고 내부로 진입했다. 이 중 7명은 0시 54분경 4층으로 향했다가 1시 1분경 승강기를 타고 지하 1층으로 내려갔다.
계엄군은 국회 건물들이 연결된 지하 통로 문을 통제하려고 시도하다가 지하 1층 분전함을 열었고, 이후 순차적으로 일반조명 차단기와 비상조명 차단기를 내려 지하 1층의 전력을 약 5분48초간 차단했다.
이 시간은 국회가 '비상계엄해제요구 결의안'을 통과시키고 불과 5분여 후에 일어난 일이다. 만약 계엄군이 지하가 아닌 본관 전체의 전기를 끊었거나 그 조치가 조금 일찍 이뤄졌다면 국회는 어둠 속에서 혼란에 빠져 비상계엄을 해제하지 못했을 것이라는 게 민주당 측 주장이다.
민주당은 "윤석열은 내란죄를 피하기 위해 '국회 병력 투입은 질서 유지 차원'이라는 궤변을 늘어놓고, '만약 국회 기능을 마비시키려 했다면 단전, 단수 조치부터 취했을 것이다'라고 주장했다"며 "단전 조치가 실제로 있었다는 사실은 국회 기능을 마비시켜 계엄 해제 의결을 저지하려 했다는 것을 뒷받침할 주요 증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내란 국조특위 야당 간사인 한병도 의원은 "계엄군이 국회에 진입해서 처음 가려고 했던 것은 (본회의장이 위치한) 2층 로텐도홀인데 진입에 실패한 것"이라며 "2층을 단전하려 했는지는 확인할 수 없지만 국회를 봉쇄하려는 시도가 있었고, 2층이 노출됐다면 (계엄 해제 결의) 본회의가 진행될 수 없었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민병덕 의원은 "단전 조치가 실제로 이뤄지기 15분 전에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이 김현태 단장에게 전화해 '전기라도 차단하는 방법이 없겠나'고 말했고 실제 단전 조치가 일어난 것"이라며 "단전 조치가 곽 전 사령관 개인의 생각이었는지, 윤 대통령이나 김용현 전 국방부장관의 지시가 있었는지에 대해서 등 국정조사를 통해 더 밝혀내야 한다"고 전했다.전혜인기자 hye@dt.co.kr
더불어민주당 소속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특별위원회' 한병도 의원 등이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비상계엄 당시 계엄군의 국회 단전 조치 모습이 담긴 CCTV 영상을 공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