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길의 이슈잇슈] "노인 무임승차 때문에" vs "유리지갑 깨져"

입력: 2025-02-17 10:54 박상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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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요금 인상' 두고 엇갈린 반응

지하철 개찰구 앞 시민들.<박상길 기자>

출근 지하철에 오르는 시민들.<박상길 기자>

최근 5년간 서울교통공사 공익서비스 손실금 현황.<서울교통공사 제공>

"지금도 '자린고비'로 생활비 아끼고 있는데 지하철 요금 오르면 어쩌나."

다음달 지하철 요금 인상을 두고 엇갈린 반응이 나왔다. 지하철 요금 인상 소식을 전하자 기자의 지인은 휴대폰 계산기를 두드리며 한숨을 쏟아냈다. 경기도에 신혼집을 마련해 서울로 출근하게 된 기자의 지인은 출퇴근 거리가 지하철로 35㎞가 넘어 한 달 비용이 7만∼8만원가량 나온다고 한다. 그는 "지금도 '자린고비' 수준으로 생활 예산을 짜놓은 편인데, 교통비가 더 오르면 도대체 어디서 뭘 더 줄여야 할지 모르겠다"라며 하소연했다.

서울시가 작년부터 예고했던 지하철 요금 인상이 다음달 이뤄질 전망이다. 17일 서울시에 따르면 수도권 3개 광역자치단체와 코레일은 지난달 회의를 통해 지하철 요금을 150원으로 인상하기로 합의했다. 현재 서울 지하철 일반요금은 카드 기준 1400원인데, 150원 인상되면 기본요금은 1550원이 된다.

시는 2023년 8월 카드 기준 300원 인상된 서울 시내버스 요금과 동일하게 지하철 비용도 300원 올리는 방안을 추진했다. 지하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의 재정적 어려움을 해소하고 서비스 수준도 높이는 등 다각적 차원에서다. 그러나 중앙정부와의 협의를 거쳐 종합적인 검토 끝에 물가 상승 부담 등을 이유로 우선 150원만 먼저 올리고 나머지 150원은 추후 인상하기로 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하철 요금 인상 시기와 관련해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경기도, 인천시 등과 협의해 상반기 중 시행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3월은 넘기지 않겠다고 밝혔다.

지하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 측은 무임 승차에 따른 적자와 낮은 운임료 때문에 지하철 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공사 재정난의 가장 큰 요인은 수송원가에도 못 미치는 낮은 운임으로 1인당 운송원가 대비 평균 운임을 나타내는 현실화율이 절반을 못 벗어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최근 5년간 공익서비스 손실금은 2019년 6478억에서 2020년 4769억원, 2021년 4848억원으로 감소세를 보이다 2022년 5296억원, 2023년 6035억원, 2024년 7001억원 등 가파르게 불어났다. 공익손실금의 증가는 노인 무임수송 비용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는데, 2019년 3710억원이었던 무임수송 손실은 2024년 4135억원으로 11%(425억원) 급증했다.

공사 관계자는 "시민들의 요금 부담을 개선하기 위해 무임수송 등 공익서비스 손실비용에 대한 국비 지원이 법에 명시될 수 있도록 법제화 추진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공사 적자의 요인인 무임수송 손실을 줄이기 위한 노인 연령 기준 조정에 대한 사회적 합의도 함께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상길기자 sweats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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