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가 세계 2위 전기차 시장이자 탄소배출 규제 강화로 성장세가 예상되는 유럽에서 전기차 라인업을 늘리며 전동화 선봉장에 나선다.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을 기회로 삼고 라인업을 확충해 다가오는 전기차 부흥기에 큰 폭의 성장을 이룬다는 전략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는 이달 말 스페인 타라고나에서 열리는 '2025 기아 EV 데이'에서 확장된 전동화 전략과 함께 신차 2종과 콘셉트카 1종을 선보일 예정이다. 보급형 전동화 세단 EV4와 기아 목적 기반 모빌리티(PBV) 라인업의 첫 모델인 PV5, 새로 포함된 엔트리 전기차 콘셉트 EV2가 그 주인공이다.
기아는 유럽 현지에서 신차를 대거 공개하며 전기차 대중화 전략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유럽연합(EU)에서는 올해부터 제조사가 판매하는 신차의 평균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2021년 대비 15% 삭감해야 하는 강화된 탄소배출 규제가 시행됐다. 부진한 전기차 수요 촉진을 위한 대책 마련의 움직임이 분주한 만큼 캐즘 이후 가파른 성장세가 예상되는 곳이다.
기아는 유럽에 보급형 전기차 라인업을 늘려 전기차 대중화를 리드한다는 방침이다. 유럽은 연간 400만대 규모의 소형차 시장으로 도로가 좁고 골목이 많아 소형차의 인기가 높다. 기아는 지난해 10월부터 소형 전기 스포츠실용차(SUV) EV3를 유럽에 본격 판매하기 시작, 3달간 7060대를 판매하며 긍정적인 성과를 거둔 바 있다. EV3는 지난 1월 스페인에서 가장 많이 팔린 전기차, 네덜란드 베스트셀링카에 오르며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EV3의 질주에 힘입어 기아는 올해 보급형 전기 세단 EV4도 유럽 시장에 출시할 예정이다. 아울러 중국에서 먼저 선보인 EV5도 시장을 넓혀 유럽에서 판매될 것으로 보인다. 아직 출시 시점은 확정되지 않았으나 엔트리 모델인 EV2까지 유럽에 출격하면 기아의 보급형 전기차 라인업은 더욱 탄탄해질 것으로 보인다.
기아는 PV5를 필두로 유럽 PBV 시장의 문도 두드린다. 기아 홈페이지에 따르면 PV5는 패신저(승객 이동 목적의 차량)와 카고(화물 운송 목적의 차량)를 비롯해 오픈베드(차량 뒷부분이 열려 있는 형태의 차량), 냉장·냉동탑차(도심 화물 운송에 최적화된 차량) 4가지 모델로 구성돼 활용도가 무궁무진하다. 소형부터 대형에 이르는 전기차 라인업에 더해 PBV까지 출시하며 고객의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을 충족시킬 수 있는 전기차 솔루션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올해 역대급 수준의 신차가 쏟아지고 내년에는 신차 효과가 극대화됨에 따라 전기차 판매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기아는 작년에도 전 세계에서 전기차를 전년 대비 10.2% 증가한 20만1000대를 판매한 바 있다. 올해 신차가 대거 출시되고, 시장 확대가 이뤄짐에 따라 올해와 내년에도 판매량 확대를 이룰 것으로 관측된다.임주희기자 ju2@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