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계엄은 분명히 잘못된 과도한 조치"
"헌재 신뢰하는 분들 신기"
탄핵심판 '불복' 입장은 아냐…"결정 받아들일 것"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17일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정국에 대해 입을 열었다. 권 위원장은 12·3 비상계엄은 분명히 잘못된 조치라고 강조하면서 윤 대통령의 하야에 대해 선을 그었다.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결정에도 불복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도 내놨다.
권 위원장은 이날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윤 대통령의 거취 표명 가능성에 대한 질문을 받자 "현실적으로 고려되지 않은 걸로 생각한다"며 "고려된다고 해도 좋은 방법이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권 위원장은 "하야가 법률적으로 가능하냐의 문제를 별개로 하더라도 하야를 한다고 모든 문제를 잠재울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라며 "하야의 포함한 부분은 대통령 본인의 결심이지, 변호인단이 하고 말고의 문제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권 위원장은 이날 기조연설을 통해 비상계엄 사태를 두고도 사과했다. 권 위원장은 계엄과 관련한 입장을 묻는 물음에도 "분명히 잘못됐고 과도한 조치"라며 "더불어민주당의 무도한 행태를 감안해도 비상계엄으로 대처하는 건 옳지 못한 태도라고 생각한다"고 단호히 말했다. 그는 "국회에 (군 병력을) 보내는 건 문제가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국회는 계엄 해제 요구권을 쥐고 있는 만큼 국회 활동에 제약을 두는 건 문제가 있다고 본다"고 전했다. 다만 "대통령의 행위가 파면당해 마땅한지에 대한 부분은 나름대로 (헌법재판소가) 판단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헌법재판소의 윤 대통령 탄핵심판 심리에 대해서는 불편한 감정을 표했다. 권 위원장은 "지금 (국민의) 40% 이상은 헌재의 행태에 대해 신뢰하지 않는다고 한다"며 "오히려 50% 가까운 분이 여전히 신뢰하는 게 신기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변론기일 지정에 있어서도 대통령 측 변호인단과 상의없이 결정했고 헌재에서 증인도 10여명 정도만 조사하고 마칠 태세"라며 "헌재는 형사소송법을 준용하게 돼 있는데 피소추인 방어권에 대해서는 준용하고 있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여당의 이러한 반응이 '헌재 흔들기'가 아니냐는 비판에 대해서는 "이미 헌재가 너무 흔들려 저희가 바로 세우느라고 지적하는 것"이라고 했다.
다만 국민의힘이 탄핵심판에 대해 불복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권 위원장은 "헌재가 객관적으로, 공정히 심사해 결론이 나왔을 때 불복할 수 있는 법률적 방법은 없다"며 "헌재 결정에 대해서는 받아들인다는 생각이고 발표도 여러 차례 했다"고 전했다.
권 위원장은 "앞으로 중요한 과제는 대통령 탄핵심판 결과가 나온 이후 갈라진 민심을 다시 모으고 국가적 혼란을 최소화하는 일"이라며 "그러려면 무엇보다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이 공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국민께서 탄핵 심판 결과를 납득하고 받아들일 수 있도록 헌법재판관들이 공정하게 절차를 진행해주실 것을 이 자리를 빌려 다시 한 번 정중히 요청드린다"며 "여야 정치권도 갈등과 혼란 수습에 최선을 다하며 진영이 아닌 국가와 국민을 바라보는 정치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했다.
안소현기자 ashright@dt.co.kr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이 17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