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3법' 산자위 소위 여야 합의… 국회 통과 눈앞
고질적 전력망 부족 해소 기대… 고준위법은 9년만에
고질적 전력망 부족 해소 기대… 고준위법은 9년만에
전력업계의 난제 해결을 위해 수년째 논의해 온 에너지 3법(국가기간전력망확충법·고준위방폐장법·해상풍력특별법)이 국회 통과를 눈앞에 두고 있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와 같은 대규모 산업단지부터 최근 수요가 급격하게 늘고 있는 인공지능(AI) 서버용 데이터센터까지 첨단 시설 건설에 필요한 필수전력 확보의 숨통이 트일 것으로 기대된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는 17일 산업통상자원특허소위원회를 열고 에너지3법을 여야 합의로 통과시켰다.
가장 먼저 통과된 것은 국가기간전력망 확충법이다. 이 법은 정부가 대규모 전력이 필요한 산업을 위해 전력망 확충을 지원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이 법안이 통과되면 국가기간전력망으로 지정된 전력망은 국가 지원을 토대로 송전선로 확충을 할 수 있고 전력 생산 속도도 높일 수 있다. 국가기간전력망 관련 실시계획을 수립할 때 지방자치단체장이 60일 이내에 주민 의견을 수렴해서 회신하도록 했지만, 이 기간이 지나면 협의를 마친 것으로 간주하는 조항을 넣어 사업이 지연되는 상황을 방지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
기업의 지방 이전을 유도하고 수도권 전력 집중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생산된 전력은 생산지에서 우선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산업계의 RE100(재생에너지 100% 사용) 흐름에 대비하기 위한 조항 역시 포함됐다. 탄소중립기본법에 따른 중장기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고려해 국가기간전력망 확충 우선순위를 정할 수 있도록 했다.
산업계의 RE100(재생에너지 100% 사용) 흐름에 대비하기 위한 조항 역시 포함됐다. 탄소중립기본법에 따른 중장기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고려해 국가기간전력망 확충 우선순위를 정할 수 있도록 했다.
반도체와 AI 산업의 급격한 성장으로 산업용 전력 수요는 빠르게 늘고 있는 반면, 송전로 확보는 지역갈등으로 인해 지지지부진한 실정이다. 대한상공회의소의 '산업계 전력수요 대응을 위한 전력공급 최적화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최대 전력 수요는 2003년 47기가와트(GW)에서 2023년 94GW로 98% 늘었고 이 기간 발전설비 용량 역시 154% 증가한 데 비해, 송전설비는 같은 기간 단 26%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는 수요를 충족할 만큼 전기를 만드는 데에는 문제가 없으나, 전기를 보낼 송전망이 부족하다는 의미다. 송전망 건설이 늦어지는 가장 큰 이유는 해당 지역 주민들의 반대와 사업 인·허가 지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동해안과 수도권을 연결하는 동해안-신가평 HVDC(500kV) 선로, 해안 발전소와 수도권을 연결하는 북당진-신탕정(345kv) 송전선로는 계획했던 건설 기간보다 각각 66개월, 150개월 지연됐다.
한국전력의 경우 송변전 설비에 총 56조5000억 원을 투자하는 '제10차 장기 송변전설비계획'을 수립하고 오는 2036년까지 송전선로와 변전소를 각각 60%, 40% 늘리는 제10차 장기 송변전설비계획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작년 11월 기준으로 총 31건의 사업 중 정상 진행된 것은 단 5건 뿐이다.
그러나 전력 수요는 더 가파르게 늘고 있는 추세다. 산업통상자원부는 AI·데이터센터·전기차 확대 등으로 지난해 98.3GW 수준인 전력 수요가 2036년 118.0GW로 20% 넘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480조원을 투입하는 용인·평택 반도체 클러스터의 전력 수요만 15.4GW로 예상된다. '전기 먹는 하마'로 불리는 데이터 센터도 70% 이상이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
전력망법과 함께 21대 국회에서 임기 만료로 처리 불발됐던 고준위특별법도 법안심사소위에서 처리됐다. 해당 특별법은 정부가 고준위방폐물관리위원회의 심의·의결로 방폐물 저장 용량을 달리 정할 수 있다고 규정한 조항을 삭제하는 데 동의하면서 쟁점이 해소됐다.
방폐장 부지 선정에 대해서는 전문성을 지닌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의견을 반드시 듣도록 협조를 의무화하는 조항을 포함시켰다.
에너지 3법 중 마지막 한 축인 해상풍력 특별법 역시 소위에서 통과됐다. 이 법이 통과되면 사업자의 인·허가 취득 절차가 일원화되고, 정부 주도의 계획 입지로 주민 수용성 문제도 개선된다.
업계는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도 오는 19일 산중위 전체회의 때 보고를 마치고 이달 중 확정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유승훈 서울과기대 에너지정책학과 교수는 "전력업계의 난제 해결을 위한 첫 단추를 채운 것"이라며 "전기본이 확정이 되면 거기에 근거해서 민간 기업들은 투자 계획들을 수립을 할 수 있는 것이고, 그 다음에 공기업들도 여러 가지 계획을 세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소현기자 ashright@dt.co.kr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는 17일 산업통상자원특허소위원회를 열고 에너지3법을 여야 합의로 통과시켰다.
가장 먼저 통과된 것은 국가기간전력망 확충법이다. 이 법은 정부가 대규모 전력이 필요한 산업을 위해 전력망 확충을 지원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이 법안이 통과되면 국가기간전력망으로 지정된 전력망은 국가 지원을 토대로 송전선로 확충을 할 수 있고 전력 생산 속도도 높일 수 있다. 국가기간전력망 관련 실시계획을 수립할 때 지방자치단체장이 60일 이내에 주민 의견을 수렴해서 회신하도록 했지만, 이 기간이 지나면 협의를 마친 것으로 간주하는 조항을 넣어 사업이 지연되는 상황을 방지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
기업의 지방 이전을 유도하고 수도권 전력 집중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생산된 전력은 생산지에서 우선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산업계의 RE100(재생에너지 100% 사용) 흐름에 대비하기 위한 조항 역시 포함됐다. 탄소중립기본법에 따른 중장기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고려해 국가기간전력망 확충 우선순위를 정할 수 있도록 했다.
산업계의 RE100(재생에너지 100% 사용) 흐름에 대비하기 위한 조항 역시 포함됐다. 탄소중립기본법에 따른 중장기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고려해 국가기간전력망 확충 우선순위를 정할 수 있도록 했다.
반도체와 AI 산업의 급격한 성장으로 산업용 전력 수요는 빠르게 늘고 있는 반면, 송전로 확보는 지역갈등으로 인해 지지지부진한 실정이다. 대한상공회의소의 '산업계 전력수요 대응을 위한 전력공급 최적화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최대 전력 수요는 2003년 47기가와트(GW)에서 2023년 94GW로 98% 늘었고 이 기간 발전설비 용량 역시 154% 증가한 데 비해, 송전설비는 같은 기간 단 26%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는 수요를 충족할 만큼 전기를 만드는 데에는 문제가 없으나, 전기를 보낼 송전망이 부족하다는 의미다. 송전망 건설이 늦어지는 가장 큰 이유는 해당 지역 주민들의 반대와 사업 인·허가 지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동해안과 수도권을 연결하는 동해안-신가평 HVDC(500kV) 선로, 해안 발전소와 수도권을 연결하는 북당진-신탕정(345kv) 송전선로는 계획했던 건설 기간보다 각각 66개월, 150개월 지연됐다.
한국전력의 경우 송변전 설비에 총 56조5000억 원을 투자하는 '제10차 장기 송변전설비계획'을 수립하고 오는 2036년까지 송전선로와 변전소를 각각 60%, 40% 늘리는 제10차 장기 송변전설비계획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작년 11월 기준으로 총 31건의 사업 중 정상 진행된 것은 단 5건 뿐이다.
그러나 전력 수요는 더 가파르게 늘고 있는 추세다. 산업통상자원부는 AI·데이터센터·전기차 확대 등으로 지난해 98.3GW 수준인 전력 수요가 2036년 118.0GW로 20% 넘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480조원을 투입하는 용인·평택 반도체 클러스터의 전력 수요만 15.4GW로 예상된다. '전기 먹는 하마'로 불리는 데이터 센터도 70% 이상이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
전력망법과 함께 21대 국회에서 임기 만료로 처리 불발됐던 고준위특별법도 법안심사소위에서 처리됐다. 해당 특별법은 정부가 고준위방폐물관리위원회의 심의·의결로 방폐물 저장 용량을 달리 정할 수 있다고 규정한 조항을 삭제하는 데 동의하면서 쟁점이 해소됐다.
방폐장 부지 선정에 대해서는 전문성을 지닌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의견을 반드시 듣도록 협조를 의무화하는 조항을 포함시켰다.
에너지 3법 중 마지막 한 축인 해상풍력 특별법 역시 소위에서 통과됐다. 이 법이 통과되면 사업자의 인·허가 취득 절차가 일원화되고, 정부 주도의 계획 입지로 주민 수용성 문제도 개선된다.
업계는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도 오는 19일 산중위 전체회의 때 보고를 마치고 이달 중 확정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유승훈 서울과기대 에너지정책학과 교수는 "전력업계의 난제 해결을 위한 첫 단추를 채운 것"이라며 "전기본이 확정이 되면 거기에 근거해서 민간 기업들은 투자 계획들을 수립을 할 수 있는 것이고, 그 다음에 공기업들도 여러 가지 계획을 세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소현기자 ashright@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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