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與는 헌재로, 野는 서부지법으로… 사법부 `자업자득` 아닌가](http://contents.dt.co.kr/images/202502/2025021802102369061001[1].jpg "[사설] 與는 헌재로, 野는 서부지법으로… 사법부 `자업자득` 아닌가")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각각 헌법재판소와 서부지방법원을 17일 방문했다. 국민의힘 의원 36명은 이날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을 심리 중인 헌법재판소를 찾아 압박을 가했다. 의원들은 "부실한 심리를 반복하면서 '답정너' 속도전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며 공정한 재판을 촉구했다.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 임명 관련 권한쟁의 심판에 대해선 '청구인 적격' 흠결 사실이 명확하다며 "즉시 각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들도 폭력난동 사태를 겪은 서울서부지법을 방문했다. 의원들은 서부지법 사태와 맞물려 선동 등 연관성을 지목하며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 등에 대한 신속한 수사를 촉구했다.
여당은 헌법재판소로, 야당은 서부지방법원으로 각각 가서 막바지 여론몰이에 나섰다고 볼 수 있다. 이는 사법부의 신뢰가 심각하게 무너지고 있음을 방증한다. 특정 정권 하에서의 편향된 판결, 정치적 사건에 대한 일관성 없는 판결, 법조계 내부의 권력 다툼 등이 정치권의 이런 행태를 만들어 냈다고 볼 수 있다. '자업자득'이란 얘기가 나올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이는 사법부가 그간의 행보를 돌아보면서 국민 신뢰를 회복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할 것이다. 그럼에도 법관들이 정치적 중립성을 지키지 못하고, 법원이 독립적 기관으로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한다면 정치권은 계속해서 사법부를 흔들어댈 것이다.
이제 사법부는 냉철하게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신뢰를 회복하려면 무엇보다 정치적 중립성을 더욱 강화하면서 법과 원칙에 따른 판결을 내리는 게 중요하다. 그래야 법의 공정성과 권위를 정치권은 물론이고 국민이 다시 존중하게 된다. 정치권도 반성해야 한다. 항의 방문과 같은 행위는 단기적으로 정치적 이익을 얻을 수 있을지는 몰라도 장기적으로는 법치주의를 훼손하고 사법부를 더욱 혼란에 빠뜨릴 뿐이다. 만약 사법부가 변화를 거부한다면 정치적 도구라는 오명을 쓰면서 '사법부의 자업자득'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결국, 사법부의 권위 회복은 사법부의 노력에 달려 있다. 사법부 스스로 공정성과 독립성을 입증해 신뢰를 회복해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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