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는 2024년 연간 매출 1조5781억원, 영업손실 1092억원, 카겜은 연간 매출액 7388억원, 영업이익 65억원을 기록했다. 양사 모두 매출이 하락했으며 엔씨는 상장 이후 적자전환을, 카겜은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92% 급락하는 저조한 실적을 기록했다.
이는 작년 신작 라인업의 성과가 미진했기 때문이다. 엔씨와 카겜은 '모바일'과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을 중심으로 사업을 영위했으나 지난해 '다양성'에 초점을 두고 신작 라인업을 확대했다.
카겜은 1분기 중 MMORPG인 '롬'을 글로벌에 출시했지만, 그 이후 PC 게임에 집중해 '스톰게이트'와 '패스 오브 엑자일(POE) 2'를 선보였다. '스톰게이트'는 수익을 내기 어려운 게임이었고, 'POE 2' 성과는 매출 성과에 반영되지 않았다.
엔씨는 떨어진 회사 신뢰도를 높이는 데 집중, '배틀크러쉬'와 '호연'을 출시했지만 시장의 큰 관심을 받지 못했다. 또 지난해 12월 리니지 지식재산권(IP) 확장 일환으로 '저니 오브 모나크'를 선보였지만, 희망퇴직 위로금 지급에 따른 일회성 비용 급증에 따라 적자전환을 기록했다.
양사는 작년에 저조한 성과를 거뒀지만,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카겜은 '게임'에 집중하기 위해 비핵심자산을 정리했고, 엔씨는 사업부서를 자회사로 분리하며 조직 규모를 축소했다. 또한 모바일 중심이었던 양사는 글로벌 시장에서 PC 게임 트렌드를 경험하며 노하우를 축적했다.
지난해 '비욘드 코리아'를 내세웠던 카겜은 올해 본격적인 글로벌 진출에 나선다. PC·콘솔 핵심 권역인 북미·유럽 공략에 심혈을 기울인다. 싱글 플레이 게임과 PvP 중심 대규모 트래픽을 유발하는 게임, 보편적인 모델 등 3가지 장르를 바탕으로 성장을 이루겠다는 전략이다.
심혈을 기울인 신작 PC·콘솔 게임인 '크로노 오디세이'는 이 중 '보편적인 모델'을 따른다. 'P의 거짓'이나 '스텔라 블레이드' 등 국산 콘솔 게임처럼 패키지 게임으로 출시된 이후 다운로드가능콘텐츠(DLC)나 후속작을 선보이며 IP 팬층을 확보하고 성과를 만들어가겠다는 것이다.
한상우 대표는 "오랜 기간 대규모로 사람들이 모이는 게임의 라이브 서비스를 운영하며 노하우를 쌓아왔다"면서 "단순히 싱글 플레이로 엔딩만 보는 것이 아니라, 라이브 서비스 모델을 어떻게 접목할 것인지, 그에 맞게 콘텐츠를 어떻게 운영할 것인지 다양한 고민과 준비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엔씨는 '쓰론 앤 리버티(TL)' 글로벌 서비스의 성공 노하우를 기대작 '아이온2'에 녹인다. TL 글로벌 서비스는 출시 이후 최고 동접자 수 33만명을 기록, 누적 이용자 700만명 달성, 현재 3만명의 동접자를 유지하는 등 성공적으로 자리잡았다. 게임업계에 따르면 MMORPG 장르는 이용자 수는 감소하는 추세이나, 게임사들이 MMORPG 게임을 지속 출시하면서 경쟁이 매우 심화됐다. 엔씨는 유사한 장르의 게임이 나오면서 이용자들이 '식상함'을 느끼는 상황에서 새로운 접근을 펼친다는 계획이다. 특히, TL을 통해 한국과 대만 외 북미와 유럽 시장의 잠재 고객을 확인한 만큼 '아이온2'를 북미·유럽에서 성공할 수 있는 게임으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박병무 엔씨 대표는 "TL을 런칭하면서 파악한 것은 한국·대만 시장과 유럽을 중심으로 한 MMO 시장에서의 차이"라며 "PC와 모바일 등 플랫폼, 플레이 방식, 콘텐츠나 게임성, 비즈니스 모델 등에 차이가 있다는 점을 발견했다. 한국과 대만에 먼저 출시하고, 북미와 유럽 지역은 길지 않은 시간을 두고 출시하려고 계획 중"이라고 부연했다.
업계 관계자는 "엔씨와 카겜은 MMORPG 중심 사업자이자 다양한 장르작을 준비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리니지M'과 '오딘: 발할라 라이징'에 집중된 매출원을 분산할 수 있다면 반등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욱기자 wook95@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