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사진) 전 국민의힘 대표가 오는 26일부터 정치 행보를 재개한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이 막바지에 이른 시점에 복귀하는 것을 볼 때, 조기 대선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한 대표는 이제 여권 선두를 달리는 정상권이 아닌 '언더독' 주자다. 그의 대선 출마가 향후 정치 행보에 '독배'가 될 지 ' 기회'가 될 지 관심이 집중된다.
한 전 대표는 '국민이 먼저입니다'라는 제목의 책을 출간하며 정치 행보를 재개할 예정이다. 정치권에 따르면 한 전 대표는 책에 12·3 비상계엄 사태와 탄핵 정국의 난맥상 속에서 정치인이 지켜야 할 원칙을 담은 것으로 전해졌다. 비상계엄이 선포된 날 야당보다 먼저 사태를 '위헌·위법한 계엄'이라고 정의하고, '계엄해제' 표결을 촉구한 당위성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도 보인다. 출판은 메디치미디어에서 맡았다.
한 전 대표는 책 출간에 맞춰 북콘서트 또는 강연 등의 행사를 통해 정치 복귀를 공식 선언할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결과와 조기 대선 가능성과 관련해 사실상 출마를 염두에 둔 행보라는 것이 정치권의 해석이다.
물밑 복귀 작업은 진작부터 해왔다. 한 전 대표는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 유인태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원로 인사들을 잇달아 만나며 재등판을 저울질해왔다. 특히 1973년생 이하 친한(친한동훈)계 모임인 '언더 73' 결성은 복귀의 신호탄이었다.
한 대표의 복귀를 두고 '양날의 검'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일단 '정치인 한동훈'을 다시 각인시킬 수 있는 기회는 마련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출마를 포기하고 대선 이후 복귀를 한다면 오히려 늦었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1973년생 탈냉전 세대로 중도 세력에 어필하기 좋다는 것도 장점으로 거론된다. 당초부터 윤 대통령 탄핵을 주장한 만큼 공략이 용이하다는 분석이다.
약점도 적지 않다. 공백 기간 당심·확장성·개혁성을 다른 주자들이 선점했다는 분석이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이날 디지털타임스와 통화에서 "당심은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확장성은 오세훈 서울시장, 개혁성은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이 선점했다"며 "세 인물 각자 60대 이상 보수성향 및 대구·경북 지지율, 중도 확장성, 개혁 이미지, 20·30 지지층 등 지지기반에 필요한 요소들을 먼저 갖고 간 셈"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한 전 대표는 지지기반이라고 할 수 있는 지역과 연령, 이미지가 없다"며 "'위드후니' 등 팬덤의 존재도 현재까지 유의미한 도움을 주고 있지 않다"고 분석했다.
당내에서도 한 대표의 복귀를 두고 입장이 갈린다. 친윤(친윤석열)계는 "성급한 판단"이라고 취지의 비판을 하는 반면, 친한(친한동훈)계는 "정상적인 전통부수의 역할에 기여할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무엇보다 당 안팎에 강성 보수층의 목소리가 커진 상태라 최악의 경우 '배신자 프레임'도 작동할 수 있다.
엄 소장은 "이런 상황이라면 당내 경선을 넘어 대권 후보로 거듭나기는 쉽지 않다"며 "특단의 전략과 대책을 세워야한다"고 말했다.김세희기자 saehee012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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