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기연, 산소만 공급하는 '매체순환연소' 기술
세계 최대 규모 플랜트서 실증..증기 생산 성공
국내 연구진이 이산화탄소를 포집 설비 없이 원천적으로 분리할 수 있는 가스발전 기술 실증을 통해 전력 생산에 성공했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은 류호정 박사 연구팀이 한국전력연구원과 공동으로 세계 최대 규모의 3메가와트열급 파일럿 플랜트에서 매체순환연소 기술을 실증했다고 20일 밝혔다.
가스발전 과정에서 연료가 연소되면 수증기와 이산화탄소가 발생한다. 발생한 이산화탄소는 공기 중 질소와 혼합돼 순수한 이산화탄소를 선택적으로 분리하려면 포집 시설이 필요하다.
연구팀은 공기 중의 산소만을 연소에 공급해 이산화탄소가 연소 과정에서 원천적으로 분리·배출되는 매체순환연소 기술을 개발해 파일럿 플랜트 실증에 적용했다. 매체순환연소 기술은 공기 중 질소와 반응하지 않아 초미세먼지 생성물질인 질소산화물을 거의 발생하지 않아 친환경적이다.
연구팀은 300시간 동안 중단없이 매체순환연소 기술을 플랜트를 적용해 운전한 결과, 이산화탄소가 96% 이상 분리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세계 최고 수준인 94%를 뛰어넘은 수치다. 또한 매체순환연소 기술을 이용해 발전에 필요한 증기를 생산하는 데도 성공했다. 현재 유럽연합, 중국, 미국 등 선진국에서 매체순환연소 기술을 통해 증기 생산에 성공한 나라는 없었다.
연구팀은 매체순환연소 기술의 경제성을 분석한 결과, 기존 100메가와트급 천연가스 발전 대비 연간 운영 이익은 144억원, 발전효율은 4% 상승할 것으로 예측됐다. 이산화탄소 포집 비용도 기존보다 30% 절감할 것으로 전망했다.
류호정 에기연 박사는 "국가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선 매체순환연소 기술과 같은 친환경 발전기술을 적용한 가스발전소의 신설·운영이 필요하다"며 "앞으로 기술을 더욱 발전시키고 실증을 통해 차세대 발전기술로 상용화하겠다"고 말했다.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3메가와트열급 매체순환연소 스팀생산 시스템. 에기연 제공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은 3메가와트급 파일럿 플랜트에서 매체순환연소 기술을 활용해 이산화탄소를 96% 이상 분리하는 데 성공했다. 사진은 실증을 위한 파일럿 플랜트 모습. 에기연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