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00만대서 80만대로 하향
中상하이공장發 CATL탑재 전망
K-배터리 점유율 하락 '빨간불'
中상하이공장發 CATL탑재 전망
K-배터리 점유율 하락 '빨간불'
![[단독] 도요타 전기차 생산량 5개월 만에 또 줄였다… 배터리 보릿고개 현실로](http://contents.dt.co.kr/images/202502/2025022002109932049004[1].jpg "[단독] 도요타 전기차 생산량 5개월 만에 또 줄였다… 배터리 보릿고개 현실로")
일본 도요타가 2026년 세계 전기차 생산량을 기존 100만대에서 80만대로 다시 하향 조정했다. 이는 불과 5개월 만에 두 번째 하향 조정이다. 도요타는 오히려 전기차 캐즘을 기회로 중국 상하이에 새로운 전기차 전용 공장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국내 배터리업계는 긴장하고 있다. 도요타가 상하이공장에서 향후 생산 예정인 중국 내수용 렉서스 전기차에 CATL 배터리를 탑재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중국에서 배터리 현지 조달을 강화할 경우 한국 배터리 업체의 점유율 하락은 불가피하다.
20일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에 따르면 도요타는 세계 전기차 생산량을 2026년까지 연간 100만대에서 80만대 수준으로 감축하기로 했다. 도요타는 이번 감축 계획을 부품 업체에 전달한 상황이다.
◇감산 가속·150→100→80만대= 도요타는 2021년 12월 14일 '신 전기차 전략'을 발표하며 2026년 전기차 생산 기준을 연간 150만대로 설정했다. 그러나 2023년 9월 이를 100만대로 줄였고, 이번에는 다시 20만대를 추가 감축했다.
또 도요타는 2027년 전기차 생산량 기준을 100만대로 설정했다. 2026년 목표를 사실상 1년 연기한 것이다. 다만 2030년까지 350만대 생산이라는 기존 목표는 유지해 중장기적인 전동화 의지는 드러냈다.
도요타는 2030년까지 전기차와 배터리 분야에 5조엔을 투자할 계획이지만 실제 수요에 맞춰 생산 기준을 유동적으로 조정하는 방침을 세우고 있다. 이는 전기차 시장이 캐즘에 접어들면서 변화하는 시장 환경에 신속하게 대응하는 전략이다.
◇도요타 "기회는 그때 온다"= 도요타는 전기차 시장의 캐즘을 기회로 삼아 중국 상하이에 전기차 전용 공장을 설립할 계획이다. 기존의 합작회사인 광기도요타, 일기도요타와 달리 이번에는 도요타가 100% 지분을 보유하는 독자 공장으로 운영된다.
이 공장에서는 고급 브랜드 '렉서스' 전기차를 생산한다. 2027년 이후 가동을 목표로 한다. 연간 약 10만대 생산을 시작으로 점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도요타가 중국 시장을 기회로 보는 이유는 전 세계 전기차 판매량의 60% 이상이 중국에서 발생하기 때문이다.
또 현재 중국은 과도한 저가 경쟁으로 일부 현지 전기차 제조업체들이 도태되고 있는 상황이다. 도요타는 시장 재편이 끝나면 하이브리드 기술력으로 높은 평가를 받아온 만큼 프리미엄 브랜드로서 경쟁할 기회가 생긴다고 판단하고 있다. 도요타 관계자는 "기회는 그때 온다"고 말했다.
◇K-배터리, 중국과 경쟁 심화= 도요타의 전기차 생산량 조정은 국내 배터리 기업들에게도 긴장감을 줄 수밖에 없다. 도요타뿐만 아니라 GM, 포드 등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이 연이어 전기차 생산 목표를 하향 조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GM의 경우 캐즘 여파로 LG에너지솔루션과의 합작 공장인 얼티엄셀즈 3공장의 투자 계획을 철회했다. 지난해 6월에는 전기차 생산량 전망을 기존 30만 대에서 25만 대로 하향 조정했으며, 미시간주 오리온 공장의 전기차 픽업트럭 생산 일정도 2026년 중반으로 연기했다.
이번에 도요타가 중국에 독자 공장을 세운다는 것은 배터리를 중국산으로 조달한다는 의미다. 2022년 출시된 렉서스 RZ 450e의 배터리는 CATL과 파나소닉이 공급사다. 중국 공장에서 생산하는 전기차에 CATL이나 BYD 배터리를 채택할 경우 한국 배터리 3사의 점유율은 낮아진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배터리 시장에서 지난해 10위권 안에 이름을 올린 중국 업체 6곳의 합산 점유율은 전년 63.4%에서 67.1%로 상승했다. 반면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 3사의 합산 시장 점유율은 23.1%에서 18.4%로 하락하며 10%대로 내려갔다.
이항구 아인스 연구위원은 "도요타가 전기차 판매량을 하향 조정한 것을 후퇴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며 "도요타는 사실 하이브리드를 계속 팔면서 전기차 대중화 시점을 늦추며 시간을 버는 것인데 그래야 뒤처진 전기차 기술을 따라잡을 시간을 벌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이어 "전기차의 핵심은 모터와 배터리인데 모터는 이미 세계 1위인 일본의 리덱이 중국에 생산거점을 확보하고 있어 연계가 가능하고 배터리는 자체 개발을 강화 중"이라며 "일본이 모터·배터리 기술을 내재화하는 지금, 전기차 캐즘이라고 고삐를 늦춰선 절대 안 된다"고 말했다.
박한나기자 park2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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