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한국노동연구원은 월간 노동리뷰 2월호에 여성의 인적자본 투자 및 경제활동 지속성에 대해 논의한 세 편의 연구 결과를 소개했다.
'여성 취업자의 인적자본 투자와 경제활동 지속성' 보고서에서는 여성에 대한 출산 전 직업 교육·훈련이 여성의 노동 공급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를 제시했다. 세부적으로 여성은 첫째 자녀를 출산함으로써 취업 가능성이 37.2%포인트 감소했는데, 출산이 경력단절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고 해석할 수 있다. 다만 출산 전 직업 교육·훈련을 받은 여성은 취업 가능성 감소 폭이 19.9%로 줄었다.
자녀 출산은 여성들의 주당 근로 시간을 15.8시간 감소시켰으나 출산 전 교육·훈련을 받은 여성은 출산 후 주당 근로 시간은 8.5시간이었다. 이런 영향은 출산 직후뿐만 아니라 장기간 이어졌다.
출산한 해 여성의 취업 확률은 출산 전 해와 비교해 26.7%포인트 감소했으며 첫째 자녀가 10살이 되는 무렵에는 출산 전 해와 비교해 42.8%포인트 줄었다. 첫째 자녀가 12살이 될때까지도 40%포인트 안팎으로 감소세가 유지됐다.
대조적으로 직업 교육을 받은 여성은 출산 시점부터 출산 후 8년까지 교육을 받지 않은 여성보다 취업 확률이 10%포인트 이상 덜 감소했다. 직업 교육·훈련이 출산 후 여성들의 지속적 경제활동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은 출산 후 6년까지 점차 증가했으며 출산 후 8년까지 유의하게 이어졌다.
취업 상태를 유지할 확률이 높아지니 근로시간과 근로소득이 덜 감소하는 효과도 있었다.
직업 교육의 참여 비율은 모든 연령대에서 남성이 여성보다 높았다. 직업 교육 참여는 기업 규모에 따라 차이가 크다. 300인 이상 기업에서는 여성 68%, 남성 78%가 직업 교육에 참여했으나 10인 이하 기업에서는 여성 42%, 남성 53%로 줄었다.
보고서는 "비형식교육(정규교육 외 모든 구조화된 학습활동) 참여율은 여성이 남성보다 더 높았다"며 "여성이 남성보다 인적자본 투자 자체에 대한 흥미가 낮은 것이 아니라 직업 교육에 참여할 기회가 적어 참여 비율이 낮은 것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여성은 남성과 동일한 교육 수준과 전공을 가졌어도 노동시장 진입 시점부터 남성보다 소규모 기업에 낮은 임금을 받고 진입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청년 여성이 취업 역량을 강화하고 본인의 인적자본 수준보다 하향 취업하지 않도록 컨설팅을 포함한 선제적 고용서비스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기업 규모에 따른 직업훈련 격차의 원인을 진단하고 이에 맞는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비취업 여성의 직업훈련 성과' 보고서에서는 한국고용정보원 고용행정통계를 통해 실업훈련 참여자의 성별 구성과 변화 등을 분석했다.
먼저 실업훈련 참여자는 코로나19 여파로 남녀 모두에서 급격히 증가했으며 당시 증가율은 여성이 남성보다 훨씬 가팔랐다. 이는 경기가 빠르게 악화할 경우 여성이 남성보다 실업에 직면할 가능성이 월등히 높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또 전체 실업 훈련 참여자 중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은 2017년에는 64% 정도였지만, 계속 늘어 2023년에는 70%에 육박했다.
실업 훈련 참여자의 대다수가 여성이며 남성의 경우 실업 훈련 과정을 이용하지 않아도 구직에 성공하는 비율이 여성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높을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남녀 모두 30대 이하 참여자 비율이 가장 높았다. 성별로는 2023년 기준 남자는 46.8%, 여자는 26.1%로 남성이 훨씬 많았다. 대신 여성은 40대와 50대가 차지하는 비중이 44.3%로 남성(22.2%)의 두배에 달했다.
보고서는 이를 30대에 임신, 출산, 육아로 인해 일을 쉬었다가 자녀가 어느 정도 성장한 후 다시 노동시장으로 복귀하려는 여성의 수가 많기 때문으로 풀이했다.
반면 남성은 군 복무 등으로 노동시장 진입이 여성보다 상대적으로 늦어 30대 이전의 실업 훈련 참여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다고 봤다. 보고서는 "현재의 여성 직업훈련 시스템을 개선하려면 여성의 특성과 정책적 욕구를 정밀하게 파악하는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며 "궁극적으로 사회 전반의 여성 직업훈련에 대한 인식 개선이 이뤄져야 하고, 여성이 경제활동인구로 진입 또는 재진입할 수 있도록 다각도의 정책적 개입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박상길기자 sweats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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