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가 빅테크(거대기술기업)들의 이용자 검열 문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향후 공식 조사에 착수할 가능성이 있어 업계가 촉각을 세우고 있다.
23일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FTC는 오는 5월 21일까지 빅테크의 검열과 관련한 이용자 의견 수렴에 들어갔다. FTC는 한국 공정거래위원회에 해당한다.
앤드루 퍼거슨 신임 FTC 위원장은 엑스(옛 트위터) 계정에 "빅테크 기업의 검열은 반미국적일 뿐만 아니라 잠재적으로 불법"이라며 "FTC는 이러한 잠재적인 법률 위반을 조사하기 위해 이용자들의 도움을 원한다"고 밝혔다. 이어 "기술 검열(차단, 수익 창출, 그림자 차단 등)의 피해자가 된 사람, 기술 플랫폼의 직원 또는 이러한 관행과 이러한 관행이 법률을 위반할 수 있는 방법을 밝힐 수 있는 모든 이에게 공개 제출을 요청한다"고 덧붙였다.
퍼거슨 위원장은 또 기술 플랫폼 검열 관련 공개 의견 요청서 공문 이미지를 추가로 게재하기도 했다.
요청서에는 "FTC는 사용자 발언 또는 소속에 따라 서비스 이용을 제한하거나 차단하는 기술 플랫폼의 행위(수익 창출 중단 및 그림자 차단 등)를 더 잘 이해하기 위해 대중의 의견을 수렴하고자 한다. 이 과정에서 기술 플랫폼은 불투명하거나 예측 불가능한 내부 절차를 통해 사전 공지 없이 서비스 이용을 제한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피해를 입은 사용자는 그 피해를 완화할 기회가 거의 없다. 또한 사용자는 플랫폼에서 자신이 배제되거나 강등된 이유에 대한 충분한 정보를 받지 못할 수도 있다. 기술 플랫폼은 사용자가 이의를 제기하거나 플랫폼의 결정에 대해 항소할 수 있는 의미 있는 기회를 제공하지 않을 수도 있다. 이러한 행위는 해당 플랫폼의 서비스 약관이나 기타 정책을 위반하고, 사용자의 합리적인 기대를 저버리는 것일 수 있다. 이러한 정책과 관행은 경쟁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경쟁 부족으로 인한 결과이거나 반경쟁적 행위의 산물일 수 있다"며 "FTC는 소비자가 잠재적으로 불공정하거나 기만적인 행위나 관행 또는 경쟁 제한적인 방법으로 인해 어떻게 피해를 입었는지 이해하는 데 관심이 있다. 특히 사용자가 자유롭고 개방적으로 아이디어와 소속을 공유할 수 있는 능력을 제한하는 기술 플랫폼에 관심이 있다"고 설명했다.
퍼거슨 위원장은 "언론의 자유를 복원하고 미국인들이 더는 빅테크의 압제하에 고통받지 않도록 하는 데 중요한 진전"이라고 평했다.
FTC는 기술 플랫폼에 대해 '소셜미디어, 사진·영상 공유, 차량 공유, 이벤트 기획, 대내외 의사소통, 기타 인터넷 서비스'로 넓게 규정해 광범위한 조사 가능성을 열어놨다.
블룸버그는 소셜미디어 업체 메타(페이스북 모회사)나 차량 공유업체 우버 등이 조사 대상에 오를 수 있다고 예상했다.
FTC가 빅테크를 정조준한 것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과거 SNS 계정을 차단당한 것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은 2021년 1월 6일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미 국회의사당에 난입한 이후 트럼프 대통령의 계정을 차단했다가 3년 만인 지난해 7월 복구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퍼거슨 위원장을 지명하면서 "빅테크 검열에 맞서고 표현의 자유를 보호한 검증된 이력을 갖고 있다"고 인선 이유를 밝히기도 했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